저금리 시대 가계가 부동산과 주식 등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눈을 돌리며 은행 예금에서 가계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기업들이 미래 투자 보다는 현재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기업예금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은행 총예금 대비 가계예금 비중은 45.4%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가장 낮다.

은행 총예금 대비 가계예금 비중은 1년 전 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총예금보다 가계예금 증가율이 낮은 탓이다. 상반기 말 은행 총예금은 1353조51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8% 늘었고 가계예금은 614조9363억 원으로 4.2% 증가했다.

가계예금 비중은 1990년대 말 60% 중후반까지 치솟았다가 2000년대 들면서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4년 50%대로 잠시 올라서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은행 예금 중 가계 비중 축소는 재테크 수단 다양화와 관련 깊다.

저금리로 예금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펀드 등 다른 재테크 수단이 많아졌다. 여기에 예금을 깨고 주택을 사들이는 가계도 늘었다.

올해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자금 운용-자금 조달)은 11조 원으로 작년 3분기 이후 최소였다.

가계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로 굴린 돈은 2분기 11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3조6000억 원)보다 확대했으나 금융기관 예치금은 26조7000억 원에서 15조4000억 원으로 축소했다. 가계가 신규주택을 사들이면서 여윳돈을 쓴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 총예금 대비 기업예금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상반기 말 기업예금 잔액은 403조726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9% 증가했다.

기업예금 비중은 29.8%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예금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에서 기업은 2015년 하반기부터 가계를 꾸준히 앞선다.

기업예금 증가는 기업이 위험한 투자 대신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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