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레루. 뉴질랜드 ‘Forest and Bird’ 홈페이지 캡처
뉴질랜드 곳곳에서 발효된 나무 열매를 먹고 종종 취한 채 발견되곤 하는 토종비둘기 케레루가 뉴질랜드에서 ‘2019년 올해의 새’에 선정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 환경보호단체 ‘숲과 새’(Forest and Bird)가 올해로 14년째 선정하는 뉴질랜드 ‘올해의 새’에 초록빛과 구릿빛이 뒤섞인 토종 산비둘기 케레루가 낙점됐다.

뉴질랜드 북부와 남부 섬 일대 도심과 전원 지역에 두루 서식하는 케레루는 뉴질랜드에서 ‘술꾼’으로 통한다.

나무에서 떨어져 썩은 채 여기저기 널려있는 열매를 좋아하는 케레루는 여름철에 발효된 열매를 잔뜩 먹고 취한 나머지 나뭇가지에 앉아있다가 정신을 잃고 떨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열매가 많이 열리는 여름철에는 야생동물 보호센터에 취한 케레루가 실려 와 숙취를 해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숲과 새’는 케레루를 “어설프고 술에 취해있고 게걸스럽고 화려한” 새라고 묘사했다.

케레루는 멸종 위기종은 아니지만 야생 고양이나 담비 등의 공격에 취약하고 주머니쥐와는 먹이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라 삶이 녹록지는 않다.

케레루처럼 큰 나무 열매도 통째로 꿀꺽 삼킬 수 있는 육중한 체구를 지닌 새가 흔하지 않은 까닭에 케레루는 뉴질랜드 토종 식물의 씨앗을 퍼뜨리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해 선정 과정에는 역대 어느 해보다 많은 4만8천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케레루는 5천833표를 얻어 단연 선두에 올랐다.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앵무새 카카포가 3천772표로 2위에 올랐고 장다리 물떼샛과의 카키가 2천995표로 뒤를 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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