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 수습 후 복구 최선

15일 오후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번개시장에서 견과류를 판매하던 한 상인이 불길에 녹아버린 물품을 어루만지고 있다. 박영제 기자.
“하루빨리 현장 조사를 마쳐야 장사를 시작하는데, 걱정입니다”

15일 오후 새까만 잔해로 뒤덮인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번개시장 내에는 화마에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의 근심 어린 목소리가 절로 나왔다.

지난 12일 새벽 1시 58분께 발생한 화재가 2시간 30여 분 동안 이어지면서 목청을 높이며 장사했던 터가 잿더미로 변했기 때문이다.

노란색 접근금지 띠를 둘러 놓은 화재 현장 안팎에서는 소방 당국과 경찰에서 나온 현장 조사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나흘 동안 이어진 현장 감식에서도 뚜렷한 화재 원인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기약 없는 화재 현장 조사가 진행되면서 장사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하는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 노점상 소상인 10여 명은 화재 보험조차 없어 생계 활동을 서둘러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결국 화재 당시 상가와 노점상 등 16곳이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당장 장터를 잃은 상인들은 현장 조사가 끝나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허정원 번개시장상인회장도 “화재 피해를 본 상인 대부분은 건어물이나 수산물 판매하기 때문에 현장 조사가 끝나고 현장이 깔끔하게 정리돼야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일이 늦어질수록 걱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재 피해를 간접적으로 입은 상인의 입에서도 수차례 한숨이 터져 나왔다. 불길에 고무통이 다 녹아내려 판매하던 견과류가 쏟아진 한 상인은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화재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현장 담당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며 물품 피해를 설명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은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중구청은 저소득자 경우 지역 주민센터에서 긴급자금 상담을 통해 신청할 수 있지만, 피해를 본 대부분 상인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인 피해 보상 등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현장 조사가 끝나는 즉시 현장 청소와 부대시설 설치 등 상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 기관과 소통하고 있지만, 정확한 조사 기간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화재 피해 상인들이 현장 조사 끝나자마자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현장을 빨리 수습할 방침이며 화재 당시 타버린 현수막은 예산을 검토해 불길에 강한 아케이드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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