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질서를 받아들이는 삶이 행복한 삶"

16일 오후 대구시청별관에서 2018년도 하반기 대구시민대학 강연회에 김용택시인의 특강을 들으러 많은 시민이 참석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김용택 시인이 자연의 질서와 순리를 받아들여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시인은 2018년 하반기 ‘대구시민대학 인생백년아카데미’ 두번째 강사로 나섰다.

16일 대구 시청 별관에서 열린 이번 강연은 ‘자연을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시인은 자연이라는 소재를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김소월 시인과 백석 시인의 계보를 잇는 시인으로 꼽힌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고향에서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많은 시를 썼다.

시집 ‘맑은 날’로 김수영 문학상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로 소월시 문학상을 받았다.

김 시인은 가을에 접어들면서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질문하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낙엽 밟는 소리, 가을이 짙어지는 소리 등등 시민들과 여러 답변을 주고 받으며 강연에 집중시켰다.

‘지렁이 눈과 가재의 띠’라는 동물유래담에 속하는 민담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러면서 지렁이 우는 소리도 가을에 들린다며 자연스럽게 자연을 말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소개했으며 자신의 시는 어머니에게 들은 것을 옮긴 것이 많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2500년 전 서양의 소크라테스, 동양의 공자가 태어났다며 시대와 인간의 변화로 이야기를 넓혔다.

철기시대가 열리면서 농사에 잘 되자 곡식들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를 노리는 사람들과의 분쟁이 발생하면서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한 시대가 가면 다른 시대가 오고 지금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고 멀지 않는 미래에 지금 직업의 65%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인간성을 꼽았으며 인간성은 유지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인간성을 살리기 위해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자신의 고향인 임실 마을을 통해 자연이 가지고 있는 질서를 보여줬다.

마을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뒷산이며 뒷산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서로 기대고 받치면서 살며 한쪽이 무너지면 모두가 무너진다고 인간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과거 농촌 공동체는 ‘도둑질 금지’, ‘막말하지 않기’, ‘거짓말 하지 않기’ 등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살았다.

당시 부모님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지금처럼 많이 배우지 않아도 마을에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가 성장하는 만큼 기존 질서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과거 자식들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갔지만 지금은 학원으로 가고 있으며 이는 자연의 질서에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례와 순서가 뒤죽박죽됐으며 자연이 순환되는 질서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의 행복도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과거 자연이 가르쳐 주는 것을 스스로 공부했지만 현대인들은 직장을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시키는 데로 일을 하며 자기 일을 하지 않아 오히려 불행하다고 전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잘 살아 졌음에도 아직도 ‘경제, 경제’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용택 시인은 “앞으로는 퇴직하고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며 “살아 가는 것이 공부였던 시절을 떠올리고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삶과 자연에서 공부 하고 공부란 사람이 돼 가는 과정”이라고 강연을 마쳤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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