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접견해 '방북 권유' 예정

이탈리아를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 시내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
유럽 5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 이어 17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이탈리아·바티칸 교황청 공식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 내외는 16일 저녁 8시께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레오나르도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17일에는 이탈리아, 18일에는 바티칸 교황청 일정에 각각 주력한다. 백미로 꼽히는 일정은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와 18일 교황궁에서 있을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유럽순방 출발 당시 전용기에 교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프란치스코’ 상영을 추천, 해당 영화가 전용기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 접견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며 교황의 방북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교황청 기관지에 보낸 특별 기고문에서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대통령과 교황과의 만남은 김대중 대통령(2000년 3월·국빈방문), 노무현 대통령(2007년 2월·공식방문), 이명박 대통령(2009년 7월·G8확대정상회의 계기 방문), 박근혜 대통령(2014년 10월·아셈정상회의 계기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다섯번째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에 열리는 미사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한다. 문 대통령 내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디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 김 여사의 세례명은 골롬바(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이다. 이날 미사는 교황청의 국무총리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할 예정이며 문 대통령은 미사 후 대성당에서 연설도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사에 앞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면담, 주세페 콘테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이탈리아 협정서명식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대통령,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한반도 평화 및 북한의 비핵화 촉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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