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이재영 사장 내주 소환…하춘수 전 은행장도 피의자 수사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경북일보 DB.
대구지검이 DGB 대구은행의 수성구청 펀드 손실 대납 사건과 DGB 캐피탈 채용비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서 늑장 수사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펀드 손실 대납사건은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5월에 송치했고, 금융감독원이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이 DGB 캐피탈에 아들 채용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수사 의뢰를 한 이후 현재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다음 주 중에 이재영 DGB 캐피탈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DGB 캐피탈 관계자는 “애초 17일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국정감사 전후 시기라는 이유로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재영 사장을 상대로 박명흠 직무대행 아들이 DGB 캐피탈에 대졸 신입으로 입사할 당시 채용 청탁을 했는지와 특혜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8월 31일 DGB 캐피탈 본사를 압수 수색해 채용 관련 서류와 컴퓨터 등을 확보했고, 채용 업무를 봤던 임직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조만간 박 대행도 소환할 예정이다. 김재옥 대구지검 2차장검사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대구지검은 5개월 넘게 수사를 벌이고 있는 수성구청 펀드 손실보전 사건에 대해서도 활발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윤해 대구지검장은 16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늑장 수사 질타에 대해 “관련자를 계속해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등 임직원의 채용 비리와 비자금 횡령 사건 때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함께 기소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추가 고발도 있어 병합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월 10일 박인규 전 행장과 하춘수 전 행장 등 행장과 부행장, 부행장보, 금융지주 부사장 등 모두 14명이 12억2400여 만원을 갹출해 펀드 손실을 보전해 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상 손실보전금지규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저축관련 부당행위)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춘수 전 은행장은 2억 원을 낸 혐의를 받는다. 금융감독원도 별도 검사를 벌여 검찰에 고발했다.

대구은행은 2008년 8월 수성구청이 여유 자금 30억 원을 투자한 채권형 펀드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10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전·현직 은행장 등 임원들이 12억4000여만 원을 모아 이자를 포함한 손실을 보전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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