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지주 이사회서 은행장 후보 추천 등 변화
노조 "김태오 회장 1인 권력 독점 우려·견제장치 마련 필요" 지적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DG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놓고 가시밭길이 우려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난 9월 발표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제도화를 위한 지배구조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번 규정 개정은 CEO 육성과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제고 하고 이사회의 경영감시기능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주요 개선점을 살펴보면, 먼저 회장과 은행장 후보에 대한 검증을 대폭 강화하게 된다.

과거에는 CEO 임기만료 약 40일 전 승계절차를 진행하는 일정이 체계적이며 충분한 검증에 부족하다는 것으로 판단, 최소 6개월~1년 전, 은행장은 최소 3개월~6개월 전에 승계절차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쳐 숏리스트(최종 후보군)을 선정한 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종합적인 검증을 통해 최적의 CEO가 선정되도록 했다. CEO 후보 임원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자격요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토록 의무화했다.

또 그룹 차원의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 체계화를 위해 지주회사에서 자회사의 CEO 승계 과정을 통할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에는 지주회사의 자회사 최고 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에서 DGB대구은행과 DGB 생명을 제외한 자회사에 대해서만 CEO 자격요건을 설정하고 후보를 추천했으나, 앞으로는 전 자회사의 CEO 승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하고, 연임 시에는 외부기관 평가를 의무화하여 이사회 운영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지주사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침에 대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3급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DGB대구은행 제2 노동조합은 추진 중인 선진화 개선방안에 대해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19일 성명을 통해 “김 회장은 선진화를 명분으로 1인 권력 독점, 장기 집권 등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지주 이사회가 가져가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진정으로 은행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해야 한다”며 “영업 현장에서 땀을 쏟고 있는 직원들을 비롯해 지역 주민에게 존경받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반 직원들로 구성된 대구은행 (제1)노동조합도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권력이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하는 강력한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은행 사외이사는 “과도한 지배력에 의해 은행 경영이 최대주주의 의사대로 될 수밖에 없어 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위배 될 수 있다”며 지배구조 선진화 계획을 지적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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