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 간암과 사투 끝에 향년 79세 일기로…월남전 참전 유공자
대전현충원에 23일 안장

김성도 씨
민족의 섬 독도 지킴이 김성도 씨가 21일 향년 78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토록 독도를 지키며 살아온 고인은 간암으로 대구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9월부터 증상이 악화돼 서울로 옮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도가 고향인 김 씨는 제주도 한림읍 출신 해녀 김신열(81)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과거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인 그는 1965년 3월 독도 최초의 민간인 주민 고 최종덕 씨와 함께 조업을 위해 독도를 드나들며 독도와 연을 맺었다.

김 씨는 부인과 함께 1991년 11월 17일 주소지를 독도로 옮긴 후 독도에 터전을 마련, 유일한 법적 독도 주민으로 평생을 독도에서 생활해 왔다.

또, 독도 주소가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 42∼76번지’에서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주소가 바뀌면서 2007년 4월 두 개의 큰 섬과 89개의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의 이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독도의 샘물인 ‘물골’로 올라가는 998계단을 직접 만들었으며,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응해 민간성금으로 건조된 ‘독도호’를 기증받아 직접 몰고 바다로 나가는 등 독도 수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김씨 부부는 2003년 태풍의 영향으로 손수 지은 어민숙소가 망가지는 바람에 한 때 독도를 떠나 울릉도 서면 사위 집으로 이주했다가 2006년 숙소와 부대시설 등이 복구된 후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2013년 5월부터는 경상북도의 제안으로 독도 선착장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독도사랑카페’를 오픈하고 최근까지 독도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독도 방문을 기념하는 티셔츠, 손수건 등 기념품과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판매하며 독도생활을 지속해 왔다.

그는 기념품과 해산물 등을 팔아 벌어들인 수익을 포함해 세무서에 신고해 19만3000원을 국세청 포항세무서에 직접 납부 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독도 주민에게 국세가 부과됐다는 점에서 독도의 실효적 지배와 국제법적으로 영유권 주장에 중요한 근거 자료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김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독도에 살고 있고 수익금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며 “독도에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 부부는 지난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독도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돼 첫 투표를 했고 지난해 5월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독도에서 거소투표하는 등 선거 때마다 현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한편, 독도에는 김 씨 부부를 비롯해 관광지도 요원 2명, 등대 관리인 3명, 독도경비대 40명 등 총 47명이 상주하고 있다.

울릉군은 김헌린 부군수 등 5명으로 조문단을 구성해 21일 빈소로 출발했다.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김씨 시신은 오는 23일 오전 6시 발인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박재형 기자 jhp@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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