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임동면 갈전리에 진행중인 ‘안동-영덕 국도공사’ 현장 모습
안동시 임동면 갈전리 일대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A씨(67·여)는 올해 초부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 중인 ‘안동~영덕 국도건설공사’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A씨와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활발한 공사가 진행되면서 사과밭 주변으로 대형트럭이 다니다 보니 비산먼지가 발생, 이 먼지가 수확을 앞둔 사과를 뒤덮어 색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 또 공사에 사용되는 대형발전기 매연이 사과밭으로 유입돼 기름 냄새가 사과에 스며들까 주민들은 우려스러워했다.

‘안동~영덕 국도건설공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2000억 원대 공사로 현재 B기업이 안동시 임동면, 청송군 진보면, 영덕군 지품면에 걸쳐 2023년까지 터널, 도로 선형개량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민원이 제기되자 안동시는 “매연 관련 법적 제재 규정이 없다”면서도 여러 차례 공사현장을 찾아 시정 요구를 했고 공사업체는 발전기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체는 먼지가 발생해도 그대로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가 잦아 계속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공사장 주변 주택에 발생하기 시작한 ‘건물균열’이다. 도로를 다지는 대형공사 기계와 대형트럭 등이 주택과 불과 50~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수시로 움직이다 보니 여기서 발생한 진동이 고스란히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전해오고 있다. 여기에다 터널을 뚫기 위한 발파작업까지 앞두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안동시 임동면 갈전리에 진행중인 ‘안동-영덕 국도건설공사’로 인해 인근 주택에 균열이 생겨 주민들이 하소연하고 있다.
이 마을 주택들은 대부분 건축된 지 최소 30년에서 최대 50년 이상의 콘크리트블록 외벽 주택이라 작은 외부 충격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공사 초기 공사업체는 마을회관 등을 돌며 균열이 생긴 곳이 있는지 확인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사로 인한 위험성 등을 미리 알리지 않아 마을주민들로부터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A씨는 “아무리 국가가 시행하는 사업이라도 ‘막무가내식’ 공사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이게 모두 공사비를 아껴 주민들은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들의 실속만 채우려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소음과 진동은 기준치에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며 “건물균열과 관련해서는 좀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