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 고용이 전국에서 최악 수준인데 이어 경북 산업의 중추 도시인 포항과 구미의 GRDP(지역내총생산)가 지역 내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경북 경제가 암흑기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2010~2015년 전국 228개 기초단체 GRDP 자료를 받아 분석해 보았더니 이 같은 결과였다. 통계자료가 3년 전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장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 지금 현재는 오히려 더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자료에 의하면 경북 23개 시군의 GRDP 연평균 성장률은 김천이 12.2%로 가장 높았다. 김천의 GRDP는 2010년 2조6454억 원에서 2015년엔 4조2545억 원으로 5년 새 1조6091억 원이나 늘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순위는 18위였다. 이에 비해 포항은 같은 기간 17조2938억 원에서 16조9623억 원으로 오히려 3315억 원 줄어 -0.4%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228개 자치단체 중 218위로 꼴찌 수준이다. 구미 역시 0.6%로 포항에 이어 경북에서 두 번째로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국 211위였다. 경북을 대표하는 두 도시가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경북의 심각한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간의 우려대로 철강경기의 둔화와 반도체 산업의 지역 외 이전 등으로 경북의 산업 생산 주역이었던 포항과 구미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 GRDP는 시도단위별 생산액, 물가 등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 해당 지역의 총생산액을 추계하는 종합 경제지표로 의미가 커서 포항과 구미가 최하위권에 머문 것은 충격적인 것이다.

대구에서는 달성군이 4조123억 원에서 6조7085억 원으로 2조6062억 원 증가하는 등 12.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여 1위에 올랐다. 전국 지자체 순위에서도 15위로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대로 달서구는 9조3266억 원에서 10조5226억 원으로 1조1960억 원 느는 데 그쳐 2.6%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대구지역 8개 구·군 가운데 셋째로 낮은 것으로 전국 순위는 179위였다.

경북 경제의 추락은 익히 예상된 일이긴 했지만 지표로 확인 된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북 경제의 추락은 경북은 물론 대구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분석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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