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오후 4시 오픈식

나현, 바벨 내부 가상 조감도
대구미술관은 어미홀 프로젝트의 첫 전시 ‘나현, 바벨-서로 다른 혀’의 오픈식을 11월 2일 실시하고, 내년 1월 13일까지 전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어미홀은 대구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높이 18m, 너비 15m, 길이 50m의 거대공간이다. 대구미술관은 이러한 어미홀 특성을 활용해 동시대 미술 동향을 소개하는 ‘어미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첫 전시로 나현(47) 작가의 설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역사적 사건과 흔적을 추적, 수집해 결과물을 예술적 관점으로 표현하는 나현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민족의 의미와 기능에 관심을 가져왔다.

‘나현 보고서-민족을 위하여 2018·2012’,‘악마의 산-에르메스 미술상, 2013’,‘난지도-올해의 작가상, 2015’ 등 여러 전시를 통해 역사는 불변의 절대 진리가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이야기해 오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나현의 ‘바벨탑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나현, 바벨-서로 다른 혀’를 소개한다. 2012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베를린 ‘악마의 산’과 서울의 ‘난지도’를 바벨탑의 유적으로 추정하고 입증해 가는 프로젝트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로 알려진 서울의 ‘난지도’와 2차 세계대전의 잔해들로 이뤄진 독일 베를린의 ‘악마의 산’으로부터 전체주의적이고도 배타주의적인 민족적 유사성을 느끼게 된다. 이후 이 두 곳을 인간의 오만을 상징하는 바벨탑의 유적이라 가설하고 두 곳에 귀화한 식물들을 활용해 인공적인 쓰레기 산, 즉 오늘날 새로운 형태의 바벨탑을 보여준다.

나현, 바벨 -서로 다른 혀.
바벨탑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높이 8m, 가로 22m, 세로 11m)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1~3층 다양한 높이에서 작품 관람이 가능하다.

바벨탑 설치 작품의 1층에 들어서면 인공 쓰레기 산을 형상화한 대형 바벨탑 외부뿐만 아니라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된 바벨탑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은 대조적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창세기에서 언급됐던 신의 형벌인 서로 다른 언어들이 청각을 자극해 공감각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2층 ‘정원으로 가는 길’은 관객 참여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직접 바벨탑 상부에 올라가 볼 수 있다. 3층 ‘선택된 기억’에서는 설치 2점, 드로잉 5점, 아카이브 100여 점 및 참고자료를 소개한다.

나현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인문학부 순수미술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Choi & Lager 갤러리, 쾰른, 독일, 2016’, ‘LIG아트스페이스, 서울, 2014’,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베를린, 독일, 2014’, ‘성곡 미술관, 서울, 2011’, ‘아틀리에 암 아크, 뒤셀도르프, 독일, 2010’,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09’, ‘씨떼데자르, 파리, 프랑스, 2008’, ‘파링돈로드, 런던, 영국/ 청계천, 서울, 2007’, ‘화이트 클라우드 미노우 프로젝트, 옥스퍼드/서울, 2005’,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98’ 등 국내외에서 전업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나현 큐레이터는 “객관적 근거들과 상상력을 더한 나현 작가의 작업 방식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역사의 단면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오픈식은 11월 2일 오후 4시 어미홀에서 열린다.
나현, 바벨 -서로 다른 혀.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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