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중국조선족문학상-강효삼 '진눈까비'

▲ 강효삼 중국조선족문학상 수상자
한 수의 시가 이렇게도 큰 물질과 정신의 가치가 있는 줄 체득하고도 남는 이 자리에 서기 위하여 먼 북방 옛 만주땅 우리 민족의 애국투사 안중근 의사님께서 력사적인 거사를 하신 하얼반에서 비행기를 타고 광활한 대륙을 날아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선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중국조선족시문학의 창달을 위하여 친히 중국조선족호미문학상을 제정하시고 이를 해마다 어김없이 실천하시여 중국조선족시인들에게 크다란 고무와 혜택을 베푸시는 중국조선족호미시문학상 설계사이신 서상은님과 호미시문학상조직회의 전체 선생님들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보다 싶이 저는 키가 작습니다. 부모의 유전자가 작아서가 아니라 어릴 때 너무 가난하여 엄마의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해 뼈가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작은 키 때문에 일흔이 넘도록 살아오면서도 많은 사람들앞에 나서기를 꺼렸는데 오늘도 비록 멋지고 잘난 여러분 앞에 주저심이 없지는 아니하나 허리를 쭉 펴고 떳떳히 나서게 된 것은 이름 없던 보통 조선족 시인을 이렇듯 영광의 수상대에 세워줌으로써 제가 갑자기 거인이 된듯한 흐믓한 기분 때문입니다.

저는 13억이나 되는 대민족 속에 고작 200만이란 적은 민족의 한 구성원으로 그것도 우리 겨레가 많지 않은 산재지구에 살면서 우리 민족의 얼과 넋이나 다름없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모지랑호미같은 작은 손으로 오늘까지 잘 쓰나 못쓰나 반세기 동안 시라고 써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몇 차례 시상식에 오른 적은 있으나 오늘 같은 시상식에, 그것도 공모작을 보낸 수많은 시인들 가운데서 단 한사람 밖에 뽑지 않는 대상 수상자리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여서 실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수상소식이 들린 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이 모두가 호미시문학상덕택입니다.

호미시문학상은 전적으로 중국조선족시인들을 위하여 설립되여 그 무엇보다 중국조선족시인들의 창작열졍을 크게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이 상을 바라고 많은 조선족시인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의 일체 시적재능과 창발성을 쏟아부어 좋은 시를 써내는데 호미시문학상이 그토록 많은 시인들을 흡인하는 까닭은 상금이 많은 것도 있겠지만 호미시문학상이 시인들의 공모작품을 평가함에 있어서 매우 공정하고 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보지 않고 작품을 보면서 편애가 없는 바른 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름 없고 재능이 모잘 한 시인이라도 일체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질 좋은 시를 쓰겠다는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창작에 몰두하게 중국조선족시인들의 창작 열정을 지대하게 고무하고 편달하는 명실공히 중국조선족시문학의 촉진제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번에 당선된 저의 시가 완전무결하여 상을 타게 된 것은 아니고 운 좋게도 그 많은 작품 가운데서 미홉한 저의 글을 당선작으로 뽑아준 호미시문학상공모평심원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번 당선은 저로 하여금 시인이 되여 시를 쓰는 긍지감을 한결 북돋아줌과 동시에 차분히 랭정하게 자신의 시창작을 성찰해보게합니다.

내가 선호하는 한국의 한 시인께서는 시는 독특한 개성으로 인간의 삶과 모든 자연의 존재의미와 그 가치를 순수한 감정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시인은 력사적 책임감과 민족의 사명감을 가지고 각고의 노력으로 시도하고 모색하고 탐구하고 변형하려는 치렬한 시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잘 안되는 것이 시쓰기여서 한국의 저명한 원로시인 한 분은 시인은 화장실에 가서도 시를 생각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문에 진정한 시인이라면 돈도 명예도 조소도 다 잊고 오로지 시를 낳는 그 한 뙈기밭의 수확을 바라면서 오로지 탐구하고 또 탐구를 거듭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의 이름난 한 시인은 그 한 줄의 시를 위해 자신의 평생을 다 바치는 존재하고 했습니다.

민족의 말과 글이 날로 소외되는 중국조선족의 현실에서 그 민족의 문학은 그 민족 최후의 보루라고 하였는데 그중에도 시는 더욱 그러해서 한민족정신의 핵심이라 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의 수상을 계기로 민족의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의 훌륭한 시인들과 중국조선족 유명시인들의 작품을 허심하게 배우면서 더욱 분발된 정신으로 호미문학상수상자에 손색이 없는 좋은 시를 써내기위해 혼신을 다 할것입니다.

끝으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습니다. 중국조선족시문학의 존재와 발전을 위하여 통 크게 이런 큰상을 제정해주신 서상은님께서 옥체 강녕하실것과 한 피줄인 대한민국 호미군의 전체 군민들이 바야흐로 한반도에 비핵화의 서광이 비껴오고 평화 통일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기꺼운 현실에 힘입어 더욱 안녕하고 더욱 행복하실것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0월 20일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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