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정훈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
“(단가 낮춘) 물량도 안 들어오면 공장 기계 다 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거라도 받아서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한 중소기업 임원이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절망적으로 대답한 내용 일부이다.

구미에 위치한 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산업단지로 1969년에 조성이 되며 근대화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1공단에서 4공단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도레이 첨단소재 등 단순 섬유산업 중심에서 첨단 전자산업으로 발전했다. 2013년 한 해에만 367억 달러를 수출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산업메카인 구미의 경제 몰락은 2013년 삼성전자가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으로 이전해 핸드폰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 및 LG이노텍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생산기지를 통합 이전으로 시작됐다. 현재 구미시의 경제 위기감은 최고조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구미공단 가동률은 2014년 80.5%에서 2018년 4월 63.9%로 하락했고 근로자 수는 2015년 10만240명인 최고점에서 지난 6월 기준 9만4000명으로 2년 반 만에 근로자 7000명이 구미산단을 떠났다. 협력업체들은 줄줄이 무너지고 있고 지역상권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현 정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하며 벤처·중소 및 중견기업의 혁신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15대 핵심기술로 맞춤형 생태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하지만, ‘디지털 역량’ 및 ‘신시장 창출’ 분야는 스타트업에만 신청이 제한되어 있으며 중소 및 중견기업에는 ICT스마트팩토리에 위주로 되어 있고 기술사업화의 경우 기존 종속된 산업에 제한되어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국내 스마트 제조 정책과 지원 현황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53%만이 스마트팩토리의 개념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능화 관련 설비 및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은 15% 수준에 그쳤다.

눈앞에 매출의 직격탄이 발생을 예상하는 중소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최소 3년 이상의 시간 및 투자로 자동화 기반에 정밀 가공과 그에 따른 정밀 센싱 기술의 고도화 된 인프라 구축보다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위축 경영활동을 선택한다.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올해 4반기에 설비 및 연구에 투자 계획 없거나 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중소기업의 직접 연구개발(R&D)는 고객인 대기업에 의존하는 탑다운(Top-down)방식으로 선행개발에 미흡한 구조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현 정부는 ICT 스마트팩토리 사업뿐만 아닌 디지털 역량 강화 및 신시장 창출도 중소기업에 기회와 가이드라인을 함께 구축하고 도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융합’인 큰 미래 그림으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부분의 다양성 기술을 확보 및 강화하여 기존 산업의 틀을 다각화하는 역량을 지원하고 해외시장의 진출 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후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인프라를 응용할 수 있는 사업 지원을 통하여 중소기업,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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