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서 각광받는 바이오매스 발전, 국내에선 문전박대

해외 주요 바이오매스 발전소 전경.(코반타 호놀룰루(H-파워 발전소) 미국 하와이(왼쪽 위), 알흘멘스 크라프트 발전소 핀란드, 리에너지 블랙 리버 발전소 미국 뉴욕주, 리에너지 스트라톤 발전소 미국 메인주, 아티코칸 발전소 캐나다, 테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영국)
포항 바이오매스 발전 건립 사업이 ‘뜨거운 감자’다.

바이오 발전사업에 대한 찬반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이 사업이 성사될 경우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해외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 추진 논리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지열 발전을 예를 들며 더 이상 발전 시설 유치는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 탈원전 추진 신재생 에너지 중 하나인 바이오매스는 식물 또는 식량으로 활용하고 있는 동물이나 미생물의 생물 유기체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을 말한다.

순수 목재를 원료로 방식(전소), 석탄과 목재를 횬용(혼소), 폐목재(BIO-SRF) 등 태우는 원료에 따라 발전 방식이 나뉜다.

포항에서 추진하는 발전소는 ‘목재펠릿’을 전소하는 방식이다.

목재펠릿은 나무나 나무 부산물을 일정한 크기로 분쇄한 후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 연료다.

포항신재생에너지㈜는 지난 2016년 2월 포항시와 MOU를 체결,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3일반산업단지 내 부지를 지정받고, 같은 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이 사업은 4만6000㎡에 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용량 110MW급 1기 건설을 추진한다.

시행사인 포항신재생에너지 측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3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 현실화되면 건설기간 동안 연인원 40여만 명의 인력과 중장비, 건설기계가 동원될 예정이다.

또 상시 고용 인력은 지역 주민과 주민 자녀 우선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완공 후 300명 등 일자리 창출은 물론 물론 지역주민 우선 채용과 주변 지역 지원금으로 특별지원금과 기본지원금을 포함해 약 7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 주력 철강산업 위기에 따른 극심한 일자리 부족, 청년 실업 심화 현실에 “일자리가 최우선인 시국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찬성 주민 목소리이기도 하다.
유럽 바이오매스 발전 시설 증가 추이
이와 함께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연간 총 연료사용량 50만t 중 35만t을 동남아 지역으로부터 수입할 방침인데 물동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일만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환경오염 논란과 관련, “폐목재가 아닌 순수목재를 압축한 목재 펠릿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거의 없고,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석탄의 5% 수준”이라며 “바이오매스 발전은 선진국에서 이미 검증된 것으로 반대만이 능사가 아닌데 극심한 논쟁만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와 찬반 양측이 참여해 오해에 대해 해명하고 토론도 하는 정상적인 공청회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해외 목재펠릿 발전소 현황과 관련, ‘2016년 신재생에너지 백서’ 등에 따르면 중국·일본·독일·영국은 정부 지원으로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전력생산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가들은 발전설비 확대 중인데 영국은 2016년 이후 설비전환과 신규 설비로 2GW 진행하고 있고 네덜란드도 2016년 이후 신규 설비로 5.2GW 대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등 유럽 각국은 FIT(Long-term Contracts in the form of Feed-in Tariffs with Contracts for difference·발전차액 보조방식 장기 계약제도 ) CfD 등 지원 제도를 통해 바이오매스·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보조하면서 발전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목재펠릿 발전설비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171% 급증했고, 오는 2020년에는 2017년 대비 228% 설비용량 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웃 일본도 오는 2030년까지 목재펠릿 4GW 보급 목표로 역시 목재펠릿 발전보급을 장려하며 현재 발전설비 2.3GW에서 10년 후인 2028년까지 3.1GW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목재펠릿
한편 환경단체 등 반대 측은 “포항 지열발전이 지진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큰 피해와 상처를 입은 흥해읍에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미세먼지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환경권이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추진됐던 공청회는 찬반주민 간 갈등이 날카롭게 대립하며 두번 무산되기도 했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포항시는 2012년 12월 포항신재생에너지와 영일만3일반산업단지 기반시설 조성 실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시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된 주민설명회 과정에서 찬반 주민 간 갈등이 심화하자 적극적인 중재노력에 나서기보다는 최근 정부에 사업철회를 요청하며 입장을 바꿨다. 따라서 포항시가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면서 막상 인허가 행정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업무 협약을 체결했던 이길구 덕평에너지 대표는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것으로 확신하고 회사로서는 상당한 예산을 투자했는데 찬반 민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청회라도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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