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일월산 무분별한 임산물 채취 기승
먹이 부족···야생동물 마을로 내려와 농작물 등 피해

단풍철을 맞아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이 등산보다는 아예 전문적으로 영양지역 산림 속 야생열매와 약초, 버섯, 희귀식물 등을 싹쓸이하면서 생태계가 위협 받고 있다.

영양군은 전체면적 815.14㎦ 중 임야가 86% 나 차지해 봄에는 고로쇠와 각종 산나물, 가을에는 각종 버섯과 약초 등 각종 임산물이 많이 채취되며, 산촌 마을 주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요즘 영양 지역 깊은 산중마다 인근 주민들과 전문 채취꾼들까지 나서 야생 열매 등 임산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고 있어 산촌 마을 주민들이나 산주들과 야생동물의 겨울나기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영양지역 산악회와 해당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일월산과 검마산, 울련산, 맹동산, 외씨 버선길 등 주요 산에는 약초, 도토리와 머루, 희귀식물 등 야생열매 채취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양지역에서 채취되는 도토리나 산 더덕, 상황 버섯 등 각종 야생열매와 약초들이 자연산 무공해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 9월말부터 산행보다는 돈벌이를 위한 전문 채취꾼들의 야생 열매 싹쓸이는 심각한 실정이며, 일부에서는 약초와 관상용 야생화까지 캐가기도 하는 등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영양 일월산 일대에 자연 산삼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언론보도 등으로 이 지역 일대가 유명해지면서 매년 전국에서 몰려든 심마니들이 인공으로 몇 년동안 공들여 재배한 산양 산삼까지 채취해 재배 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이처럼 야생 열매나 버섯 등 채취가 극성을 부리면서 겨울철 먹이 부족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다람쥐와 노루, 멧돼지, 산토끼 등 일대 야생동물들이 마을로 내려와 피해를 주거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어, 이 때문에 영양군에서는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세워 야생 동물의 먹이를 마련하는 등 대책에 애를 먹고 있다.

일월면 오리리에 사는 한 주민은 “일월산이 바로 마을 뒤편에 있어 봄과 가을철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전문 채취꾼들이 등산객으로 가장해 이 일대 산들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겨울만 되면 먹이를 찾기 위해 멧돼지나 고라니들이 민가 주변으로 내려와 농작물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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