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각) 영국 레스터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구단주 위차이 시왓다나쁘라파(61)는 태국 최대 면세점 재벌이다.

미국 유학파인 시왓다나쁘라파는 지난 1989년 ‘킹 파워’ 브랜드의 면세점 업체를 설립, 글로벌 업체들이 주름 잡던 면세 업계에서 태국 토종 상표로 시장을 넓혔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연간 이용객 수가 5천만 명에 육박하는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면세구역 독점 운영권을 따내면서 그는 킹 파워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면세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일군 그는 2010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레스터시티를 인수하면서 유럽 명문구단을 손에 넣은 아시아 재벌 대열에 합류했다.

당시 2부리그인 챔피언십 리그에 속해 있던 레스터시티를 인수한 시왓다나쁘라파는 팀의 체질을 바꿔나갔다.

태국에서 승려를 데려와 개보수한 홈구장 개장식을 치르고 선수들에게 불교식 축복을 내리는 등의 독특한 행보는 서방언론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의 손에 들어온 레스터시티는 5시즌 만인 지난 2016년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리그 우승으로 구단 운영에서도 탁월한 경영 성과를 내며 돈방석에 앉은 그는 여세를 몰아 지난해 벨기에 2부 리그에 속한 프로축구팀 OH 루뱅을 추가로 인수했다.

시왓다나쁘라파 회장은 항공업에도 손을 뻗쳤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킹파워는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타이의 지분 39%를 2억2천500만 달러(약 2천570억 원)에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또 킹 파워는 지난 4월 77층 높이의 태국 최고(最高) 빌딩 ‘마하 나콘’((MahaNakhon)을 사들이기도 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시왓다나쁘라파 회장의 자산은 49억 달러(약 5조6천억 원)에 달한다. 태국 내 재산 규모 순위 5번째에 해당하는 부자다.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해온 킹파워는 그러나 태국공항공사(AOT) 관계자들과 공모해 정부에 내야 하는 면세점 특허수수료 140억 받(약 4천800억 원)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고발돼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는 태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면세점 사업을 해온 킹 파워가 시왓다나쁘라파 회장 사후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왓다나쁘라파 회장 일가의 한 소식통은 “AOT와 체결한 공항 면세점 독점 계약이 2020년에 만료된다. 새로운 면세 사업권 입찰 과정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독점 체제가 깨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시왕다나쁘라파 일가는 정관계는 물론 군부 인사들과도 끈끈한 인맥을 형성한 데다 회사의 재무 상태도 탄탄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가 태국 면세점 사업을 한꺼번에 휩쓸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망한 위차이 회장의 막내아들인 아이야왓이 킹파워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가족의 사업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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