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산책로에서 이웃 여성을 살해한 60대 남성은 조현병 환자이고, 특히 과거에도 피해자 뒤를 따라가다가 경찰에 신고됐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광명경찰서는 30일 살인 혐의로 A(64·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오후 2시 20분께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변 산책로에서 B(68·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원래 악감정이 있었고, 내가 (인생이) 잘못된 게 저 사람 때문이라는 환청이 들려 쫓아가 살해했다”며 횡설수설했다.

A씨와 B씨는 수년 전 바로 옆집에도 잠시 살았으며, 최근에는 같은 동 다른 층에 거주하고 있는 이웃 사이다.

A씨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도 근무해 두사람은 서로 안면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살해된 B씨는 과거에 A씨가 “미행한다”며 불안감을 느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은 A씨가 “내 갈 길 가는 것이지 쫓아가는 것이 아니다”며 부인하는 데다, 물리적인 가해를 한 것이 없어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씨에게 ‘오해받을 행동을 말라’고 경고한 뒤 B씨를 자택까지 모셔드렸던 사항”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A씨가 2016년 한 정신과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PC 아르바이트생 살해범 김성수가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을 앓는다고 진술한 데 이어 서울 금천구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 등 이달 들어 강력범들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 인천에서는 대낮 거리에서 행인 2명에게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른 50대 조현병 환자가 구속됐고, 29일 광주에서는 어머니를 무차별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트린 20대 조현병 환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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