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을 주입해 100명이 넘는 환자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독일의 남자 간호사 닐스 회겔(41)이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올덴부르크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혐의 사실이 맞느냐는 재판부의 말에 회겔은 짧고 굵게 “그렇다”고 했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후 독일에서 가장 끔찍한 연쇄 살인으로 주목받는 이번 사건의 재판에서 회겔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흐느끼는 가운데 이같이 대답하며 “내가 인정하는 모든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회겔은 2000∼2005년 자신이 근무하던 올덴부르크의 병원과 델멘호르스트 병원에서 각각 30여명과 60여명의 환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법정에서 진술한 살해 동기는 소생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큰 몸집에 수염을 기른 회겔은 이날 얼굴을 푸른색 서류철로 가리며 법정에 들어선 뒤, 검사가 희생자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죄목을 일일이 거론하자 고개를 떨군 채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

수사 당국은 회겔의 눈앞에서 죽어간 환자 130명의 시신을 부검해 약물 주입의 증거를 찾아냈다.

회겔은 2005년 환자에게 처방되지 않은 약물을 주입하다가 발각돼 체포된 뒤 2008년 살인 미수 혐의로 7년6개월형을 선고받았고, 2015년 살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15년형을 또 선고받았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10년 전 독일에서는 한 간호사가 ‘환자들이 가엾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28명을 살해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0년 이른바 ‘죽음의 의사’로 알려진 해럴드 십먼이 250명의 노인과 중년 여성 환자만을 살해해 15번의 종신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2004년 감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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