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KGB 후신 FSB 건물서…"자폭범 사망, 직원 3명 부상"

31일(현지시간) 자폭테러가 발생한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주도 아르한겔스크 중심가의 연방보안국(FSB) 건물 주위를 경찰이 지키고 있다. 타스통신 등은 이날 FSB 건물 입구에서 17세 남자가 가방에 든 폭발물을 꺼낸 지 얼마 후 폭발이 일어났다며 이 청소년은 사망하고 FSB 직원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
러시아 북부 도시 아르한겔스크의 정보기관 건물에서 31일 폭발 사고가 일어나 자살폭탄테러범으로 추정되는 1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정보기관 직원 3명이 부상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2분(현지시간)께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 주도 아르한겔스크 중심가에 있는 연방보안국(FSB) 건물 입구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폭발이 일어났다.

현지 국가대테러위원회 공보실은 “잠정 조사 결과 건물 안으로 들어온 남성이 가방에서 폭발물을 꺼냈으며 얼마 뒤 그의 손에서 폭발물이 터졌다”면서 “사고로 범인이 사망하고 다른 FSB 직원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르한겔스크주 주지사 이고리 오를로프도 “폭발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해 입원했다”면서 “FSB 건물 안에서 불특정 폭발물을 이용한 범죄가 일어났다. 사고 원인과 결과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FSB 아르한겔스크 지부 공보실은 “폭발로 사망한 사람이 FSB 직원은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뒤이어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사고로 건물 안으로 사제폭발물을 들고 들어왔던 17세 현지 주민이 사망했다. 청소년의 신원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수사위원회는 범인이 극단주의 조직 등과 연계돼 있었던 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테러를 저지른 청소년이 현지 콜레쥐(직업전문학교) 학생”이라고 전했지만 범인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 청소년이 자폭을 시도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정황으로 미뤄볼 때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FSB에 불만을 품은 범인이 고의로 자폭 테러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폭발 사고 몇 분 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FSB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올라왔었다고 전했다.

메시지 게시자는 “지금 곧 아르한겔스크 FSB 건물에 테러가 저질러질 것이며 내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밝히면서 “원인은 여러분에게도 분명한 것이다. FSB는 사건을 조작하고 사람들을 고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발 사고 이후 아르한겔스크시 중심가인 트로이츠키 대로에 있는 FSB 건물 안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긴급 대피했으며, 당국은 주변 지역을 통제하고 조사를 벌였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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