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제1의 도시 포항에 벤처밸리가 조성된다는 소식이다. 포항을 기반으로 반세기 만에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개혁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5일 취임 100일에 맞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철강산업으로 ‘영일만의 기적’을 이룬 포스코가 산업 다변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 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 전망이어서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제9대 포스코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 개혁안과 미래비전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취임 100일을 전후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취임하기 전부터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기 위한 ‘포스코 러브레터’접수에 들어갔으며, 임원들을 대상으로는 개혁과제를 제출토록 했다.

이 같은 포스코의 개혁 방안과 미래비전 수렴과 함께 지난달에는 대대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포스코는 향후 5년간 45조 투자 계획으로 신사업을 비롯한 미래비전 중 포항과 광양에 벤처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은 포스텍·방사광가속기연구소·지능로봇연구소·아태물리센터 등 과학 인프라가 완비돼 벤처밸리 조성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에 벤처밸리가 조성된다면 포스코가 미래산업으로 추진해 온 리튬산업과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바이오산업,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을 활용한 로봇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가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포스코의 태생지인 포항에 미래산업의 기반을 확실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광양 주민들의 눈치나 보면서 포항지역 투자를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 포항과 광양은 포스코의 역사 속 성장 배경이나 인구로 봐서도 동등하게 논할 일이 아니다. 포항은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이 미래의 연구개발과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텍이라는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을 설립했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둘 때가 된 것이다.

포항은 바이오 및 로봇산업의 핵심연구시설인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는 데다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R&D기반시설이 밀집돼 있다. 또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중로봇복합실증연구센터 등 관련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좋은 조건을 갖춘 포항에 집중 투자하지 않으면 어디에다 투자를 할 것인 지 되묻고 싶을 정도다. 지역민들은 포스코가 투자키로 한 45조 원 가운데 최소한 절반 정도는 포항에 집중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벤처밸리 조성의 핵심인 투자의 집중화가 필요하다. 재원과 인력, 관련 R&D 기관의 철저한 조직화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포스코의 야심찬 포항 벤처밸리 조성 계획은 지난 정부 때의 창조경제혁신센터처럼 거창하게 출발해서 정권이 바뀌면서 용두사미가 돼서는 안 된다. 포스코에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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