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문경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무관
5년 전 첫째 아들이 유치원에서 소외된 아동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후원을 신청하는 서류를 들고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나쁘지 않겠구나 싶어 소액의 후원을 신청하였다.

후원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났을까.

그 친구에게서 본인의 사진이 담긴 감사편지를 받게 되었다. 몇 줄 안 되는 짧은 내용의 단순한 편지였지만 우리가 그 친구의 삶을 조금이라도 안정되게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다행이라 여기면서 한편으로 막연한 책임감도 생겨 지금까지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작은‘기부’나 ‘후원’은 이제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기쁨을 누리는 나와 같은 소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기부’와 ‘후원’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은 나눔들이 모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정치인에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하다.

정치후원금 기부는 좋은 세상 만들기와는 상관없다는 듯이….이러한 부정적인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우리가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금액은 정치자금이다.

정치자금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말한다. 정치활동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공적인 일이기에 반드시 정치자금이 필요하다. 정치자금은 보조금이라는 형태로 국민의 세금으로 정당에 주어지기도 하고, 국민 스스로 정치후원금 형태로 기부하기도 한다. 또한 국회의원이나 특정 정치인들은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직접 받을 수도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자금을 모으는 방법 외에 일부 정치인들은 통치자금이라는 명분으로 기업인 또는 이해관계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는 경우가 있다.

불법 정치자금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인 본인의 안위를 위해 사적 용도로 쓰이게 된다. 정치자금의 투명도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은 이런 기부자들에게 각종 불법 및 편법을 동원하여 사업허가 등의 특혜를 준다.

불법적으로 행한 사업이 제대로 된 적이 있던가.

불법은 파행을 낳고,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된다. 죄다 국민의 몫으로 떠넘겨지는 것이다. 이러한 정·경 유착의 기사를 접한 국민은 분노하며‘정치인들은 죄다 도둑’이라 비난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인에게 정치후원금 기부하라니…. 당연히 부정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 왜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후원금 기부를 권장할까? 국민이 기부한 소액 정치후원금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법이 허용하는 내에서 소액 기부를 한다면 그 기부금은 정치인에게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정치인은 그 돈을 낸 국민의 마음을 읽고 정치를 할 것이고 그 정책은 국민에게 돌아온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기부한 소액 정치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을 몰아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책의 질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했던가.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 우리나라 정치를 후원하는 데 써보자. 분명 좋은 정치,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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