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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 정치경제부장
지난 7월 27일 취임한 최정우 제9대 포스코 회장이 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오랜 세계 경제 침체와 철강과잉생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철강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갖가지 난제들을 안고 있는 철강산업 현실상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포스코의 수장을 맡아 고심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

내부적으로는 권오준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급박하게 돌아간 회장 선임절차 등으로 인해 수많은 구설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최 회장으로서는 올해 창업 50주년을 맞은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가 안고 있는 내외적인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은 물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첫 행보로 각계각층의 여론을 듣는 러브 레터와 본사 및 그룹사 임원들로부터 개혁방안을 들으려 한 것도 한 사람의 결단보다는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보다 나은 선택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많은 고심해 온 최 회장이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100년 기업 포스코를 향한 개혁과 변화,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5일 발표할 개혁과 변화, 미래 비전에 어떤 것이 담길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비전발표에 앞서 서울사무소의 불필요한 현장인력을 포항과 광양 현장으로 내려보내겠다는 정책은 참으로 환영할 일이고, 포스코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포스코는 지난 1968년 창업과 함께 포항에 제철소와 본사를 두었지만 광양제철소가 건설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포항에는 허울뿐인 본사만 자리해 있을 뿐 사실상 모든 본사기능이 서울사무소로 이전됐다.

이로 인해 한국 철강산업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으로 많은 것을 희생해 왔던 포항사람들의 상실감도 컸었고, 다양한 갈등의 빌미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이 첫 정책적 행보로 서울사무소 현장인력을 지방으로 재배치하겠다는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야말로 포스코 개혁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이 정책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그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동안 소외됐던 포항과 광양지역에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여기에 한가지 아쉬움이랄까, 아니면 좀 더 성공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최 회장의 주근무지가 포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제언한다.

잘 알다시피 포항은 포스코가 탄생한 곳이고, 창업이래 50년간 본사가 자리해 있지만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이후 회장의 주근무지는 서울로 넘어갔다.

회장의 주 근무지가 서울이 되다 보니 대부분의 본사기능이 서울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그리 필요하지 않은 현장인력까지 서울로 떠나는 현상이 빚어졌다.

따라서 기왕에 현장인력의 현장재배치라는 결단을 내렸고, 이를 제대로 성사시키려 한다면 포항이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주근무지를 포항으로 하되 아무래도 일이 많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틀을 잡아가야 한다고 본다.

최 회장의 주근무지가 포항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주거지가 포항이어야 한다.

회장이 포항으로 내려와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고 생활을 하고 간다면 포항은 결코 주근무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개혁드라이브 첫 행보인 현장재배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최 회장부터 먼저 포항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주소를 옮기는 솔선수범의 자세가 필요함을 제언해 본다.

이종욱 정치경제부장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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