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 최고가 1만200원 낙찰…작년 6000원 선 보다 50% 올라
전체 위판금액 4900만원 기록, 본격 대게철 땐 가격 내려갈 듯

겨울철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 잡이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2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수협에서 대게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대게는 지난 10월 31일까지인 대게 금어기가 끝난 이후 처음으로 잡혀 위판장에 나왔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올해 첫 경매니깐 (물건·가격)착각하지 말고 신중하이소. 자, 시작합니데이. 호이~~~~~오~하이~~~~~~~~~~~~~”

지난 2일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 포항시 구룡포수협 대게 위판장.

금어기가 풀린 근해 대게잡이가 11월 1일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대게의 고장’인 구룡포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어민들은 위판에 참여하기 위해 밤새워 잡아 올린 대게를 위판장에 가지런히 진열하느라 부지런히 손길을 놀렸고, 대게 행렬을 본 중매인과 상인, 관광객까지 순식간에 5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북적였다.

종을 든 경매사의 추임새와 함께 707대일호(35t)가 잡은 총 1.8t(75가구)가량의 대게 경매가 시작됐다.

중도매인은 경매사가 지나갈 때면 상의를 펼쳐 다른 사람이 못 보도록 한 뒤 손가락으로 가격을 제시했다. 경매사는 일일이 가격을 확인한 뒤 마지막에 낙찰 가격과 중도매인 번호를 불렀다. 짧은 순간에 중도매인 사이에 아쉬움과 기쁨의 표정이 교차했다.

이날 경매된 대게 1마리 최고가는 1만200원, 평균 단가 9200원을 나타냈다. 전체 위판금액은 4900만 원을 기록하면서 대게 어민들도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지난해 11월 초 낙찰된 대게가 한 마리당 6000원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50%이나 오른 것이다.

올해 첫 경매가 마무리되자 가격 흥정에 성공한 중도매인은 낙찰받은 대게 다리가 떨어질세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미리 준비한 차로 옮겨 담았다.

구룡포수협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대게잡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일준 구룡포수협 경제상무는 “울진과 영덕이 대게 원조지역이라고 다투지만 대게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포항이다. 포항 구룡포에 선적을 둔 대게잡이 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며 “다음 달 정도가 되면 대게 어획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대게 좋아하는 사람은 금어기가 풀릴 때만 기다린다”며 “이제 대게 철이 시작이라서 조금 비싼 편이지만 앞으로 많이 잡히면 가격이 내려가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한편,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대게 산란을 위해 매년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어획을 금지한다. 다만 동경 131도 30분 동쪽 수역 금어기는 10월 31일까지다. 또 강원 일부 수역은 4월부터 11월 사이에 금어기와 해제기가 번갈아 설정돼 있다. 암컷과 체장 9㎝ 이하인 작은 수컷은 1년 내내 잡을 수 없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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