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교수
세월호와 지하철사고, 지진 등 한국사회에는 크고 작은 사고와 재해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때마다 문제점을 들먹이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미리 예방과 대비는 늘 뒷전이다. 막상 닥치면 허둥지둥 피해만 늘어나고 있다

정말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이러한 총체적 난국에서 안전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도와주는 책인 ‘안전 심리학’(이순열·이순철·박길수 공저, 학지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은 다시 위험에 대한 관리와 안전의 충족을 위해서 새로운 시설물의 설치와 규제의 제정, 엄밀한 단속, 안전 교육과 훈련 등의 방안들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 없었던 제도나 방법들은 아니지만 딱히 다른 방안이 떠오르기 않기 때문에 똑같은 방향의 새로운 방법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다시 10여 년이 지나서 우리는 똑같은 이유로 사고가 났던 새로운 장소로 되돌아올지 모른다. 2003년의 지하철 사고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되돌아온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케인즈의 말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고와 사건, 재난과 참사가 시설물의 부족이나 제도 혹은 시스템의 부족과 단속의 부재, 그리고 교육과 훈련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기존의 관점에 고착되고 매몰된 접근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전심리학 표지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적 관점에서 위험과 안전을 살펴보는 것은 위험이 발생하고 안전이 충족되는 외부환경의 변화가 인간의 심리라는 내재적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위험과 안전에 관한 심리학적 접근 역시나 인지·지각적 및 행동적 그리고 공학적 장면이나 산업조직체에 적용되는 이론만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덧입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목표를 위해서 연구된 자료들을 수집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안전해지고 싶다는 소망이 항상 충족되는 것이 아니듯, 얼마나 이러한 생각이 제대로 표현되고 담겨 있는가는 장담할 수 없다. 안전의 속성이 미래적이고 불확실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작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지 않은 길의 지도를 만드는 사람처럼 막막하지만 용기 있게 발걸음을 내딛는 이유는 먼저 앞서서 용기를 보여준 선배들의 자취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다루어온 위험과 안전에 관한 연구 성과물들을 소개하고, 향후에 더욱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을 살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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