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부석사/김태형 지음·상상창작소 봄

2018년 6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북 영주 부석사와 안동 봉정사를 비롯해 경남 양산 통도사,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와 순천 선암사, 충남 공주 마곡사가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7개 사찰이다.

한국의 산사(山寺)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오늘날까지 불교 출가자와 신자의 수행과 신앙, 생활이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승원(僧園)으로 불교의 종교적 가치가 구현된 공간구성의 진정성을 보존하며 지속적으로 승가공동체의 종교 활동이 이어져 온 성역으로서 그 가치가 충족됐기 때문이다.

7개 사찰 가운데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왕명으로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 가을 일주문에서 경내로 진입하는 은행나무 길은 환상적인 풍광으로 대표적인 가을 명소다. 특히, 무량수전에서 바라 본 소백산맥의 장쾌한 풍경과 일몰은 ‘국보 0호’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명찰 중의 명찰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부석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혹여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무량수전은 다른 사찰의 대웅전과 같은 구조가 아닌 항마촉지인을 한 아미타불을 서쪽에 홀로 봉안하고 동쪽을 향하고 있는지, 부석사의 명물 중 하나인 거대한 석축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원리로 가람을 배치하였는지? 등등의 의문점에 대해 명쾌하게 해석한 책이 나왔다.

‘다시 읽는 부석사’(김태형·상상창작소 봄)는 부석사성보박물관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여 동안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면서 부석사를 속속들이 파헤쳐 사라진 부석사의 역사를 복원하고, 그동안 잘못 알려진 오류들은 구체적 증거를 들어 바로잡으려 했다.

‘다시 읽는 부석사’는 모두 5장으로 구성됐으며, 제 1장에서는 부석사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설과 주장에 대해 관련 자료의 고증을 통해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팩트 체크’로부터 시작된다. 2장과 3장은 부석사 창건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자세하게 수록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들이 소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어 4장은 대한민국 고건축을 대표하는 국보 제18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건, 보물 6건, 경상북도유형문화재 2건 등 부석사에 남아 있는 문화유산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아름다운 사진이 실려 있다.

마지막 5장은 필자가 직접 독자들을 부석사로 안내하면서 부석사 구석구석의 남아 있는 문화유산과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울러 부록으로 부석사 1300여 년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표와 조선후기 부석사의 법맥(法脈)을 도표로 실어, 그 어떤 부석사 관련 자료보다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필자가 부석사에서 4년 여 동안 직접 찍은 부석사의 풍경은 책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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