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8개 구·군 1년째 묵묵부답"…한 달도 안 돼 212명 노조 가입

6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252명 CCTV관제사들의 정규직 전환’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노총 대구지역본부 조합원들과 CCTV관제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올해는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믿었는데, 내년도 간접고용 소식에 관제사들은 다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

대구 북구청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에서 근무 중인 최경미 CCTV관제사지회장은 내년에도 용역업체와 계약형태로 근무하게 된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트렸다. 올해는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각 지자체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일 년이 다되도록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최 지회장을 비롯한 관제사 50여 명은 6일 대구시청 앞에서 정규직 전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지역 비정규직 관제사 252명을 대변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구 8개 구·군이 직접고용 전환 시기를 확정하고 노사 협의 기구를 구성해 이달 중으로 1차 회의를 진행하도록 요구했다.

CCTV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관제사들은 공공기관 비정규직으로 중앙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자다.

대구 각 지자체도 올 하반기 공문을 통해 CCTV 관제센터 관제사들의 정규직 전환 협의를 위한 근로자대표단을 선출하라고 알렸다.

이에 관제사들도 지난 7∼8월 정규직 전환 협의를 위해 근로자 2∼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각각 꾸렸다.

하지만 지자체와 협의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정규직 전환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결국 대구 지역 관제사들은 정규직 전환 촉구를 위해 지난달 10일부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를 찾았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12명의 관제사가 노조에 가입했다.

최 지회장은 “정규직 전환 소식에 희망을 품었는데 지자체는 예산 문제를 핑계로 무책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휴일도 반납해가며 열심히 일한 관제사들은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지자체장은 시간을 끌지 말고 정규직 전환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은 지난 2일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협의 기구 마련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도록 요청했다.

김현탁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 조직국장은 “200명이 넘는 관제사들이 민노총에 가입한 기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분노가 큰 것을 보여준다”며 “관제사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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