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 대통령 순방때 임 실장 폼잡아"
문주당 "평양공동선언 이행 점검 위한 것"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국회 운영위원회는 6일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논란과 관련해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던 지난달 17일 임 실장이 DMZ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 현장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찾은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방문에는 임 비서실장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함께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전방 시찰할 때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가 있었다”며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장관, 차관, 국정원장을 데리고 가서 폼을 잡더라도 잡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에 출타했는데 국방장·차관, 통일장관, 국정원장이 한꺼번에 DMZ에 들어가도 되느냐”고 지적한 뒤 GP 통문 번호가 관련 동영상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 “군사기밀 보호법을 어긴 것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필요한 행위였다며 임 실장을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임 실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 위원장인데 국방·통일장관과 평양공동선언·판문점선언 이행 점검을 위해 공식적으로 지뢰제거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임 실장에게 답변 기회를 줬다.

임 실장은 이에 “남북합의 사업 중 가장 보람 있는 현장이 바로 유해발굴 사업 현장이라 위원회가 결정해서 갔다”며 “오해를 받는 데 대해서는 억울해하기보다는 자리가 갖는 특수성과 무거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적을 많이 받는 것이 선글라스인데,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하고 많이 약하다”며 “국군의 날, 현충일 행사 때도 선글라스를 꼈는데 이번에는 오해를 받게 돼 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국가기밀 유출 논란에 대해선 “우리가 올린 동영상에 (GP 통문 번호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못한 잘못을 확인했다”며 “곧바로 수정하고 사과를 드렸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판문점선언과 남북관계 문제도 운영위 국감의 화두였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은 “4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유엔의 지지 결의가 있느냐”며 “지난 9월에 유엔 총회가 있었는데 그때 왜 결의를 못 받았냐”고 질의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북측과 판문점선언의 영문 번역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고, 최근에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판문점선언은 유엔 회원국들이 회람하고 있고, 지지 결의는 현재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정 실장은 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여부에 대해선 “정부로서는 계속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반드시 두 개 회담(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운영위 증인으로 불출석한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이 있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인사검증을 잘못한 책임자로서 답변하기 위해 조국 수석이 출석해야 한다”며 “조 수석이 문 대통령하고 동급이냐”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에 “(민정수석의 불출석에 대한) 국회의 오랜 관행을 잘 아실 것”이라며 “부당한 측면도 있지만 관행도 있어서, 바꾸려면 국회 내부에서 조금 더 논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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