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사 후 2주만에 女컬링팀 사태
진상조사 결과 따라 관련자 문책…조직 운영 문제점 개선방향 모색

경북도가 지난 8일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호소문 사태와 관련 진상파악을 위한 특별감사에 들어갔지만 경북도 감사관실의 감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8일 평창동계올림픽 ‘팀킴’으로 일컬어지는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선수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등에 코칭스태프의 횡포와 상금 배분 문제와 관련한 호소문을 제출해 전국적인 이슈가 되자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이 호소문에서 김경두 전 컬링연맹 회장 대행과 딸인 김민정 감독의 폭언 행위 및 사생활 침범, 2015년 이후 각종 상금 독단 처리 등 갑질행각이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대행은 “훈련과정에서 다그친 부분은 있어도 폭언을 한 적은 없으며, 상금은 외국인 코치비 등 팀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해명하면서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체육회는 지난 8일 오후 선수 등을 대상으로 진상조사에 들어갔으며, 경북도도 특별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썩은 것은 도려내야 한다”며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회도 지난 8일 경북도체육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때마침 불거진 여자컬링팀 사태에 대해 집중 추궁하다 결국 ‘재감사’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경북도의 이번 특별감사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가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실시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은 아예 눈치조차 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특별감사가 지난 8월 말부터 사퇴 여부를 두고 불거져 온 체육회 사무처장에 대한 표적감사 의혹을 받았었다.

실제 체육회 등에 따르면 당시 감사는 현 사무처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17년과 2018년 업무에 대해 집중감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표적감사 의혹을 받기에 충분했다.

결국 닷새간에 걸쳐 체육회를 샅샅이 뒤졌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감사를 끝낸 지 2주 만에 또다시 특별감사에 들어가야 하는 형국이 됐다. 따라서 경북도가 이번 사태에 대한 특별감사에 앞서 지난 10월 특별감사 실패에 대한 엄중한 문책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특별감사에는 감사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감사관실을 배제시키고, 이철우 지사가 직접 감사과정을 챙겨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진상조사 및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사안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하는 한편 컬링팀 조직운영 문제점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컬링 경기는 완벽한 팀워크가 필요한 경기여서 세계 대부분의 팀들이 패밀리형 팀을 구성하는 게 대세이긴 하지만 경북컬링은 그 도가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컬링의 태두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협회장 대행을 정점으로, 경북체육회 남자팀 장반석 감독(믹스더블)은 사위, 여자팀 김민정 감독은 딸로 구성돼 경북컬링 전체가 김경두 전 회장 대행 가족체제다.

팀을 운영하는 경북체육회 역시 팀 창단 이후 지금까지 특정인이 운영지원을 맡고 있으면서 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여건이 조성됐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