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요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지휘 귄터 피힐러
2018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에 동유럽의 명품 하모니가 찾아온다. 바로 14일 수요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무대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빈 필하모닉의 악장, 알반베르크 콰르텟의 리더 등을 역임하며 악기에 대한 뛰어난 이해와 탄탄한 음악적 해석을 자랑하는 귄터 피힐러가 지휘한다. 그리고 최근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데뷔 앨범을 녹음한 ‘콩쿠르 여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무대에 올라 체코슬로바키아의 거장,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깊고도 진한 슬라브 정통 사운드를 전할 예정이다.

2015년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이후 3년 만의 대구를 찾는 이들의 무대는 올해 한·슬로바키아 수교 25주년을 맞이해 더욱 더 주목할 만하다.

△슬라브 정통의 진중한 사운드,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늘날 세계의 많은 오케스트라들이 자신만의 사운드가 아닌 범세계적인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는 반면,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여전히 그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긍지로 여기고 있다. 1949년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의 첫 국립 오케스트라로서 설립된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첫 상임지휘자로 ‘체코 지휘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츨라프 탈리히를 맞아 슬라브 사운드를 만들어갔다.

여기에 라디슬라프 슬로박, 리보르 페섹, 블라디미르 발렉 등 체코 출신의 거장들이 음악 감독을 역임하면서 점차 그 정통성을 굳히게 되었다. 더욱이 클라우디오 아바도, 첼리비다케, 제임스 콘론, 레너드 슬래트킨, 마리스 얀손스, 리카르도 무티,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과 같은 거장 지휘자들이 함께 하면서 국제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았으며 알프레드 브렌델, 마우리치오 폴리니, 미하일 플레트네프, 기돈 크레머 등 당대 최고의 솔리스트들과도 협연하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서 그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어 프라하 봄 국제 페스티벌, 빈 페스티벌, 베를린 음악 페스티벌, 피렌체 마지오 무지칼레 페스티벌 등 다양한 국제 음악제에도 게스트로 초청받아 국제적 명성을 떨쳤으며 낙소스(Naxos)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음반은 짙은 동유럽 색채를 띠고 있어 평단과 음악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리보르 페섹이 지휘한 드보르작 교향곡 전집, 스메타나, 야나체크의 관현악곡은 품귀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세계적인 명반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로시니의 오페라 <비단사다리> 서곡, 슬로바키아의 거장 드보르자크가 남긴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4년간의 교향곡 작곡 공백기를 깨고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던 베토벤의 교향곡 7번 A장조로 무대에 오른다.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Slovak philharmonic orchestra).
△카라얀이 알아본 탁월한 리드와 해석력의 지휘자, 귄터 피힐러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현악4중주단 알반베르크 콰르텟의 제1바이올린으로 더 잘 알려진 귄터 피힐러, 그는 음악 강국 오스트리아 티롤에서 태어나 비엔나 대학교에서 음악학을 전공한 정통 음악가이다. 18세에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선출되었던 그는 21세에 전설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이 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악기에 대한 이해와 탁월한 해석력으로 1969년 ‘모차르트 해석상’을 수상했다. 귄터 피힐러가 키워낸 제자들로는 아르테미스 앙상블, 카잘스 앙상블, 포레 앙상블, 트리오 콘 브리오 등 유럽 내 유명 앙상블이 있다.

실내악에도 관심이 깊었던 그는 1970년 알반베르크 콰르텟을 창단해 빈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데뷔 공연을 가지며 고전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통해 유럽 내 실내악 붐을 불러왔다. 이를 통해 그는 빈 콘체르트하우스 협회의 명예회원이자 런던 로얄 페스티벌 홀의 공식 예술가로 임명되면서 음악계에서 많은 인정과 찬사를 받았으며 30개 이상의 유명 디스크상을 수상했다.

바이올린 김다미
△ 드보르자크를 입은 콩쿠르 여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2015년 세계 최고의 클래식 축제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전석 매진시키며 클래식 음악계를 뒤흔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다섯 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해 하루에 열 시간씩 연습한 ‘연습 벌레’이다. 그녀는 2012년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외에도 파가니니 국제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와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나고야 무네츠구 국제 콩쿠르 우승과 더불어 오케스트라 단원 선정 특별상, 무네츠구 선정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출전한 콩쿠르에서는 모두 입상하며 신흥 ‘콩쿠르 여제’로 등극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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