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북한 전문가, 경북대 명사 초청 아카데미 특강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남한이 해야 할 일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평화와 불가침 조약이 없다면 사담 후세인이나 카다피와 같이 몰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남한은 잘 알고 있다”며 “이처럼 미국과 북한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 연방정부를 만드는 데도 남한이 공헌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소개로 만난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 도움으로 평양을 50차례 오가며 북한의 이질성과 동질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박 교수는 “북한은 민족적인 우월감을 갖고 있으며, 돈 대신 당에 대한 충성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빈부 격차와 갑질이 없는 평등사회이기도 하다”면서 “이렇게 다르다고 북한을 배격하지 말고 이해해야 하고, 북한이 가장 중요시하는 체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이질성을 수용해서 더 높은 차원의 동질성을 창조하는 조화”라며 “반드시 죽여야 하는 ‘적’이 있는 ‘안보 패러다임’ 대신에 조화를 본질로 하는 ‘평화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 평화의 첫 단추를 잘 꿰었는데, 다음 단추로 비무장지대(DMZ)를 UN으로부터 받아내는 일이 돼야 한다”면서 “남과 북이 싸움하지 않으면 받아낼 수 있다. 평화공원을 만들어 전 세계가 찾아와서 평화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미국에서 북한 지도부 동향에 밝은 인사로 통하는 박 교수는 50회 이상 북한을 방문했고,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2000년 빌 클린턴 전 민국 대통령을 평양방문을 주선했다. 2010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예비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았다. 올해 4월에는 한글로 된 저서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펴내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