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덕 포항시장
생각지도 못한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불안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11·15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망연자실한 이재민들을 일일이 잡고 위로할 수도 없을 만큼 참담했던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복구의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자원봉사자와 공직자들의 노고에 더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자원봉사자와 성금, 구호물품을 비롯한 온정의 손길 덕분에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감사한 마음은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발 빠른 초동대응으로 시설물에 대한 응급조치는 물론 2천여 명의 이재민을 수용할 거처를 마련하고, 긴급대피 및 응급구호를 펼치는 한편, 긴급 주거안정대책단을 구성하고 정부 및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임대주택과 이주단지를 신속하게 공급했지만 아직도 흥해실내체육관에는 91세대, 208명의 이재민이 남아있다. 다가올 추위가 걱정이다. 하루빨리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더 바쁘게 뛰어야 한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지진대책국을 신설하고,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흥해지역 특별재생사업’을 시작으로 지진대응 매뉴얼을 체계화하여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지진 대응체계 구축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지진의 충격으로 위축된 지역경제에 하루빨리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시민의 삶을 보장하는 민생안정과 시민 모두가 체감하는 경기 활성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에 대한 특별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되는 특별재난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하여 직접 피해지역은 재개발 및 재건축을 추진하고, 그 밖의 지역은 거점공공시설을 비롯한 도시재생사업과 주민분담금을 최소화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긴밀한 협력의 의한 재난 극복사례가 국가적인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지진 발생 당시 인근에 건설 중이던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에 대한 논란을 풀어야 한다. 민간공동연구단을 구성해서 원인 규명 등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부족한 것 같다.

나아가 유관기관 및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하여 보상을 위한 법적 대응, 지열발전소의 완전폐쇄와 원상복구를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해서 시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씻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쏟을 것이다.

우리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이런 가운데도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굳은 의지와 모두가 ‘우리’라는 하나 된 마음이 흐트러진 땅 위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신바람’과 ‘흥’이라는 희망의 유전자가 있다. 이는 바위를 뚫고 일어나는 힘과 함께 태산을 가볍게 오르는 극복의 정신으로 이어졌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분명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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