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2
올해 세 번째 전시···태평성대의 꿈, 눈앞에 되살아나

작가미상, 요지연도, 조선 17세기 말~18세기 초, 비단에 색
국립중앙박물관은 서화실에서 2018년 세 번째 전시 꾸러미를 선보인다.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2에서 13일부터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천상의 복숭아 향기에 취한 신선들

조선시대의 궁중회화를 비롯해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서화를 한 자리에 모았다. 시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유한한 삶을 넘어선 영원한 행복을 꿈꿔 왔다. 육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연과 벗하며 영원히 산다는 신선의 이야기는 현세에 지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작가미상, 신선 세계의 복숭아, 조선 19세기
조선 시대에는 신선 세계 중에서도 곤륜산 요지(瑤池)에서 열린 서왕모(西王母)의 연회를 그린 요지연도(瑤池宴圖)가 왕실과 민간 모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천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다는 천상의 복숭아인 반도(蟠桃)를 대접하는 연회 장면은 장수와 행복을 축원하는 의미에서 널리 병풍으로 제작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요지연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림을 선보인다. 서왕모의 연회에 초대된 주나라 목왕(穆王)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봉황은 왕실의 안녕과 태평성대의 꿈을 담고 있다. 넘실대는 파도를 배경으로 그린 ‘신선 세계의 복숭아’는 궁궐을 장식했던 칸막이 그림으로, 높이 2m에 가까운 압도적인 규모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파도를 건너 요지의 연회에 찾아오는 신선들을 따로 그린 병풍을 비롯한 도석인물화(道釋人物)는 불로장생과 초월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잘 보여준다.

△복된 뜻을 담은 자수병풍과 새해 그림 ‘세화’

이번 전시에는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궁중 자수병풍과 새해의 복을 부르는 세화도 소개한다. ‘자수 화초길상문 병풍’은 왕실의 융성을 기원하는 궁중무용 가사를 붉은 공단에 화초무늬와 함께 수놓은 병풍이다. 고종(재위 1863~1907)이 의료 선교사로서 제중원 원장을 역임한 미국인 존 윌리엄 헤론(John William Heron, 1856~1890)에게 하사한 것으로, 그의 자녀인 제시 엘리자베스의 유지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화려하고 섬세한 자수에 태평성대의 꿈이 찬란하게 빛난다.
전 정홍래, 해 뜨는 바닷가의 매, 조선 18세기, 비단에 색
‘해 뜨는 바닷가의 매’는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 정홍래(鄭弘來,1720~?)가 그린 것으로 전하는 세화이다. 영웅을 상징하는 매와 양기(陽氣)로 가득한 아침 해는 요사스러운 귀신과 재앙을 물리치는 강한 벽사 의 힘을 뽐내고 있다.

△기증관 이홍근실에 새로이 선보이는 서화
작가미상, 자수 화초길상문 병풍, 조선 1880년대
기증관 이홍근실은 서화 9건을 새롭게 교체했다. ‘장생도’(長生圖)는 장수와 복록의 상징인 소나무와 바위, 학과 사슴 등을 그린 작품으로, 구도가 짜임새 있고 채색이 은은하다. 이번 교체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기명명문병풍’(器皿銘文屛風)은 감색 비단 위에 금으로 상(商)나라와 주(周)나라의 고동기(古銅器)를 그렸다. 이 병풍은 실제 왕실 제례에 사용되는 제기를 그렸다기보다는 고동기가 지닌 기본적 의미 혹은 고동기에 대한 고증학적 관심이 반영된 그림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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