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출 경북북부보훈지청장
“가난한 노래의 씨앗을 뿌리노니 뒷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여, 그 열매를 거두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소서”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는 암울한 시기에 광복을 위한 열망을 이렇게 노래했다. 우리는 이육사의 열망대로 마침내 광복을 맞이했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이는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아니하고 조국의 광복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국의 시·군 중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지역이 경북 안동이다. 안동에는 초대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석주 이상룡 선생이 태어나고 10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임청각이 있다.

“어찌 대장부가 제 한 몸을 아끼랴 잘 있거라. 고향 동산아 슬퍼하지 말아라 태평한 그 날이 오면 돌아와 머물리라” 선생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토지와 99칸의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는 등 평생을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치신 분이다.

또 관광명소 안동댐 월영공원 내에는 일제 강점기 만주벌 호랑이라 불리며 독립운동계의 통합을 이끈 최고의 지도자 일송 김동삼 선생의 옥중 유언이 새겨진 현충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나라 없는 몸 무덤은 있어 무엇 하느냐. 내 죽거든 시신을 불살라 강물에 띄워라. 혼이라도 바다를 떠돌면서 왜적이 망하고 조국이 광복되는 날을 지켜보리라” 라는 유언에 따라 김동삼 선생의 시신은 화장한 후 한 줌의 재가 되어 한강에 뿌려졌다.

석주 이상룡 선생과 일송 김동삼 선생을 비롯하여 경북지역에는 만주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지사, 의병장 운강 이강년 선생과 신돌석 장군 등 한평생을 조국 광복을 위해 몸 바친 수많은 애국선열이 있다. 명실상부한 독립운동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1905. 11. 17)을 전후해 수많은 애국지사가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였기에 실질적인 망국일인 이날을 순국선열의 날로 정하고 정부주관으로 추모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올해 제79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은 17일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경북도 기념식은 애국계몽운동의 산실 옛 협동학교 자리에 세워진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순국선열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개최되는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자.

또 내년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정부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3·1 만세운동 전 국민 릴레이 재현행사,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등 많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올해에는 광복회 주관으로 100주년 사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이달 30일까지 크라우드 펀딩방식으로 펀딩 업체를 통해 17개 시·도별로 모금하고 있다. 나의 작은 정성으로 내 고장과 내 이웃에 계시는 독립운동가의 집에 명패를 달라 드리는 것도 나라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들에 감사하고 기억하기 위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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