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융합인재 양성사업단 '지열발전과 포항지진' 세미나
"단층대에 물 주입해 지진유발" 이진한 고려대 교수 거듭 주장
지열발전관련 국내외 사례 수집 12월 시민설명회 통해 발표키로

한동대학교 경북 동해안 에너지환경 융합인재 양성사업단이 개최한 에너지환경 과학기술 세미나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에 참석한 내외빈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동대학교 경북동해안 에너지·환경 융합인재 양성사업단은 포항지진 발생 1주년에 맞아 지난 13일에 효암별관에서 과학기술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과학과 오경두 교수, 포스텍 수학과 권재룡 교수 등 지질학·수문학·유체역학 전문가들이 초대돼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세미나가 진행됐다.

특히 최초로 유발지진이라 지목하고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한 이진한 교수는 ‘포항지진은 왜 유발지진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포항 지진은 거의 확실한 유발지진”이라고 거듭 강조한 후 관련 연구 성과 등을 설명했다.

강연에서 △물이 잘 통하지 않는 이암(떡돌)이 많은 흥해 지열 발전 지하 토질이 수리파쇄(물 주입) 압력을 높였고 ▽지열발전소가 단층대에 물을 바로 주입해 통상 유발지진 공식보다 낮은 압력에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갖췄고 △물 주입 시기와 지진 발생 시기가 차이가 나는 것도 시추공 파쇄로 상승하는 수압을 낮추는 방법인 진흙 주입(머드 인젝션) 후 진흙이 단층대로 스며들어 사라지는 현상(머드 로스)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포항 지열발전연구에 참가했던 스위스 연구진이 6개월 만에 철수했는데, 이 또한 안전 관리에 맹점이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는게 이 교수 주장이다.

그는 끝으로 “우리나라에는 유발지진 전문가가 단 1명도 없다”라며 “포항 지진과 관련한 정보를 스위스·영국·독일·미국 등 유명 전문가들과 더 공유해 연구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을 마쳤다.

두 번째로 강연에 나선 오경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이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면서 지진을 일으킨다”고 국내 최초로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통상적인 자연지진 진원 깊이는 10km 내외인데 포항지진은 진원 깊이가 4km, 또한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수압이 해저 13km에 달하는 초고압 등을 고려해보면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한동대 장순흥 총장과 교수·학생·직원을 비롯해 경상북도 지진대책특별위원회 이칠구 위원장, 포항시 지진피해대책특별위원회 김상원 위원장 등 10여 명의 도·시의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포항 다양한 구성원들이 최고 지진 전문가들과 함께 포항지진 원인에 대해 정밀히 분석 및 논의하고, 포항시 재부흥을 위해 다 함께 지속적인 협력과 노력을 다짐하는 값진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미나를 주관한 이재영 사업단장은 “에너지와 환경이 갖는 딜레마를 넘는 변증적 지혜를 모으는 자리로 학술적 논의를 통해 교육적 가치를 얻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 대해 11.15 지진·지열발전 공동연구단 단장인 한동대 정상모 교수는 “공동연구단은 이번 세미나 개최 이외에도 지열발전 관련 국내·외 사례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으며 12월에는 시민설명회를 개최해 지금까지 활동한 내용을 분야별로 발표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11.15지진이 유발지진임을 객관적 과학적 근거로 입증하기 위한 자료수집 등 지속적 연구와 전문성을 확보해 향후 법적 대응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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