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룡 제5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금상
니 엄마 도망간다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맏상제가 된 나에게
동네 사람들 수군거리고 있었지
새벽 별빛 스러지기 전
엄마 손 잡아보곤 참았던 숨을 내쉬고
행여 잠결에 울 엄마 사라질까봐
치마끈에 내 손목 설핏 묶고 잠들곤 하였지
밤새 뒤척이다
그믐달 같은 눈으로 나를 빤히 내려다보던 엄마
이슬이 마르기 전 치마끈 살며시 풀어놓고
어디론가 가버렸지
아직도 난, 딸아이가 시집 갈 지금에도
구름사이 이지러진 달이 울면
옆자리에 냉기가 깔리던 그 새벽녘처럼
긴 숨을 몰아쉬며 뒤척거리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