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특위 19일부터 심사 돌입

자유한국당 조강특위가 지난 20대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진박’ 공천 파문에 연루된 인사들과 영남 다선 의원들을 우선적인 인적 청산 대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북·대구지역 정치판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대구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진박’, ‘친박’,‘진박 감별사’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던 공천 파동의 진원지였기 때문이다.

특히, 조강특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조장 또는 방치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과 친박·비박 갈등을 포함해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데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배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역 의원들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따라서 당시 ‘진박’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물과 최순실을 통해 공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의원을 포함해 다수의 의원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주 조직강화 특위에서 당의 갈등과 분열의 시작점인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을 정확하게 살피고 핵심 관여 인물을 심사할 기준과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능하고 참신한 신인을 발굴하고 영입하기 위해 정치 지형상 한국당에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존재감과 활동이 미미한 사람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하고 조장했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상세히 심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4∼5차례 회의를 열어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조강특위는 전국 253개 전체 당원협의회에 대한 평가작업을 토대로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판단해 이르면 다음 달 초순 교체 대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적 쇄신은 오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과도 연결된 물갈이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2월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전당대회와도 연결될 수밖에 없어 이번 인적청산 결과에 따라 당 내 정치지형이 대폭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인적 쇄신에는 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영남지역을 우선으로 참신한 신인을 내세워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고령의 다선은 자연스럽게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 출신의 여의도 정치권 인사는 “한국당이 다시 새롭게 태어나려면 ‘진박’뿐만이 아니라 당 분열에 앞장섰던 복당파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인적 쇄신에 동참해야 한다”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정치인이 당 지도부에 있는 한 한국당과 보수의 미래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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