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인근 교외도시 주택 정원에서 약 1천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의 유골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레이크카운티 뉴스-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일리노이 주 북동단 폭스강 인근, 앤티옥 타운십에 사는 50대 주민이 지난 9월 자택 정원 관리를 하다 우연히 과거로의 창을 열었다.

신원 비공개를 원한 해당 주민(58)은 마당 가장자리 경사진 땅을 30cm쯤 팠는데 뼈가 나오길래 처음엔 동물뼈로 생각했다며 “송곳니가 발달하지 않은 턱뼈를 보고 사람 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사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예비수사를 거쳐 범죄 현장 조사관·검시관·법의학자·고고인류학자 등 전문가들을 불러모았고, 현장을 통제 후 유골 수습 작업을 벌여 인체를 구성하는 뼈의 약 75%를 수거했다.

학자들은 분석을 통해 이 유골이 최소 800년에서 1천 년 전 사망한 만 17세부터 30세 사이 원주민 남성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시관은 “두개골 상단이 유실돼 있고 대부분 뼈가 부러져 있는 상태”라면서 전문가 설명을 인용 “오랜시간 땅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뼈가 부러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유골 보존 상태가 양호해 원주민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리노이 주 자이온에서 매년 원주민 포타와토미 부족 축제(Potawatomi Trails Pow Wow)를 주관하는 원주민 후손 빌 브라운은 유골에 대해 위스콘신·미네소타·아이오와·일리노이 주 일대에 뿌리 내리고 살던 호-청크(Ho-chunk) 부족 또는 오대호 인근에 기반을 둔 마이애미(Miami) 부족 출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골에 장례를 치른 흔적이 없고, 오래 전 이 지역이 원주민들의 사냥·낚시터였던 점 등으로 미루어 이 남성이 혼자서 사냥 또는 낚시 등의 활동에 나섰다가 사고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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