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18년 청도박물관 특별전 ‘선비의 길을 묻다-탁영 김일손’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2018년 청도박물관 특별전 ‘선비의 길을 묻다-탁영 김일손’이 지난 19일 개막식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20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청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되며 탁영선생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가 남긴 유물과 후손과 후학들이 탁영 선생을 추숭하는 역사적 자료, 탁영의 배향서원인 자계서원의 유물을 전시한다.

탁영 김일손 종택의 비공개 유물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탁영 김일손 선생을 조명하는 첫 전시회로 선생이 생전에 사랑했던 거문고와 성종 임금이 하사한 벼루, 선생의 증직교지 등은 청도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이번 전시가 탁영선생이 남기신 선비정신의 정신적 가치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선비정신의 고장, 청도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손 거문고
탁영 김일손은 1464(세조 10)∼1498(연산군 4) 조선 전기의 학자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 또는 소미산인(少微山人). 대대로 청도에서 살았다.

1486년(성종 17) 과거에 급제해 관직 생활을 시작해 주로 언관(言官)과 사관(史官)의 자리에서 언론역할과 역사의 기록자로서 당시 집권세력을 견제했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戊午史禍 때 화를 입으셨고 중종반정으로 복관됐다. 저서로는 ‘탁영집(濯纓集)’이 있으며, ‘회로당기(會老堂記)’·‘속두류록(續頭流錄)’ 등 26편이 ‘속동문선(續東文選)’에 수록돼 있다. 자계서원에 배향돼 있으며 시호는 문민(文愍)이다.

김일손 벼루
탁영선생이 거문고를 배운 이유는 소리 때문만이 아니라 마음을 단속하기 위함이라 하여 거문고를 통해 사람의 성정(性情)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다. 거문고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는데 불에 타 없어질 뻔한 어느 노인 집의 오동나무 문짝을 가져다가 거문고를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그 거문고의 별칭이 ‘문비금(門扉琴)’이다. 1490년(성종 21)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문고 중앙 부분에 ‘濯纓琴(탁영금)’이라는 문자가 음각돼 있고 학 그림이 거문고 하단부에 그려져 있다. 거문고의 용두(龍頭)·운족(雲足) 등은 원형대로 보존돼 있고, 봉미(鳳尾)·괘 등 부품 일부를 개수한 흔적이 보인다.

1988년 보물 제957호로 지정된 탁영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거문고로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악기이지만, 역사에 흔적을 뚜렷이 남긴 젊은 선비의 기개가 담긴 정신적 문화유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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