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농사 부농 꿈 자란다-구미 성평농장

성평 농장 성석기, 장영숙 부부가 캔탈로프 멜론 최고를 외치고 있다.
구미시 도개면에 있는 성평 농장 성석기(59) 대표는 구미를 대한민국 최고의 캔탈로프 멜론 생산지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프랑스 남부가 주산지인 캔탈로프 멜론은 항산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와 면역력 향상에 뛰어나며, 혈관질환 개선에도 효과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시교작을 하며 캔탈로프 멜론의 가능성을 확인한 성 대표는 이제 홍보 대사를 자처할 만큼 캔탈로프 멜론의 매력에 푹 빠졌다.

여기에는 젊은 시절부터 농사라는 한 길을 걸어온 성 대표의 노하우와 자신감, 구미가 캔탈로프 멜론 재배의 최적지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
성석기 부부의 성평농장
젊은 시절 주위 부러움을 받던 최고의 농부에서 IMF 때 모든 것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한 후 맨손으로 일어나 다시 최고의 자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성 대표 부부의 “최고가 되기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늘과 자연의 이치에 몸을 맡기면 좋은 일이 생기더라”는 말 속에는 지난날 고생과 아픔, 그리고 이를 함께 이겨낸 부부의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시련은 있어도 절망은 없다.

성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인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 1만3200㎡ (4000평)의 오이, 멜론 비닐하우스 농사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 대표는 농사일에 잘 적응하며 활발한 마을 활동으로 주위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1983년 1월, 부인 장영숙 씨(58)와 결혼한 후에는 지역의 신뢰받는 농민으로 새 농민 상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농촌 지역까지 휩쓴 IMF 사태에 고가의 농기계와 농자재 구매 등으로 맞보증과 금융부채의 높은 이자라는 직격탄을 맞은 성 대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재산을 내놓고 2001년 결국 파산선고를 했다.

2002년 고향을 떠나기로 한 부부는 평소 열심히 일해온 부부의 모습을 눈여겨본 주위 농업 경영인들의 소개로 구미시 무을면 생곡리에 1만9800㎡(6000평)의 농지를 임대해 멜론 재배를 다시 시작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성실이 몸이 밴 부부는 봄, 가을 일 년에 두 번씩 멜론을 출하하며 겨우 자리를 잡아갔지만, 2008년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4대강 사업으로 부부가 임대한 농지가 리모델링 대상에 포함되면서 또다시 땅을 내놓아야만 했다.

다시 거리로 나선 부부는 인근 도개면 신석리에 9240㎡(2800평)의 농지를 임대해 2009년부터 봄에는 토마토, 가을에는 멜론을 출하하며 오뚝이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고생은 말도 못합니다”고 잠시 허공을 바라본 부인 장 씨는 “일 년 내내 쉬지 않고 품종을 바꿔가면서 계속 수확을 해 농장 옆 컨테이너 집에서 생활해 왔다”고 말했다.

부부는 지난해 컨테이너 집에서 벗어나 농장 안에 번듯한 새집을 지어 이사했다.

2014년부터 3년간 캔탈로프 멜론을 시교작 한 후 지난해 본격적으로 출하를 시작했다.

△캔탈로프 멜론

프랑스 남부지역이 주산지인 캔탈로프 멜론은 일반적인 멜론과 달리 녹색의 세로줄이 있으며, 과육은 오렌지 색이다.
캔탈로프 멜론
이 중 성 대표가 재배하는 ‘알렉상드르’ 품종은 생산성ㆍ내병성이 우수하며 향이 강하고 식감이 뛰어나다.

항산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와 면역력 향상에 뛰어나며, 특히 베타카로틴이라는 성분이 일반 멜론에 비해 약 67배나 많아 심혈관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캔탈로프 멜론
과거 프랑스의 아비뇽 교황청에서도 캔탈로프 멜론을 선호하는 등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구미를 전국최고 캔탈로프 멜론 생산지로

오랜 시간 동안 일반 멜론을 재배해 온 성 씨는 캔탈로프 멜론의 수익성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그동안 쌓은 멜론 재배 노하우에 품종 특성 또한 착과력이 우수해 생육 중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유독 열과 현상이 많이 발생해 실패를 거듭한 성 대표는 2년 동안 열과 피해를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일반적인 멜론과 재배 기술이 전혀 다른 것이다.
지난 추석 포장을 마친 캔탈로프 멜론이 출하를 앞두고 있다.
성 대표는 “캔탈로프 멜론은 일반 멜론보다 토양과 수분에 훨씬 민감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깨달음을 얻은 성 대표는 드디어 지난해 봄 캔탈로프 멜론 재배에 성공해 인근 농가들의 계속된 열과 피해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배를 이어갔다.

성 대표는 “오랫동안 일반 멜론을 재배하면서 굳어진 재배 습관을 과감히 버린 것”과“적절한 수분 조절과 토양관리“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또한 “기능성 성분을 높이기 위해 천연 미네랄을 사용하는 농법으로 고품질 미네랄 멜론을 생산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직거래 주문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백화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추석 후 생산을 멈춘 최근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 대표가 밝힌 농장 매출만 연 2억 원이다.

성 대표는 “안정적인 재배를 위해서는 매뉴얼화 된 재배기술이 중요하다“며”현재 캔탈로프 멜론 재배 기술이 끊임없이 연구 및 보급되고 있어 앞으로 국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량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한 구미는 캔탈로프 멜론의 최적지”라며 “캔탈로프 멜론을 구미의 대표 작물로 육성시키기 위해 간이 선별장, 포장 박스비 지원 등 시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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