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5~7시간 자는 사람보다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3배까지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김병성·원장원·권은중)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사업에 참여한 40∼69세 2470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단위로 실시한 정기 추적조사를 통해 평상시 수면시간과 심뇌혈관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 한다고 21일 밝혔다.

심뇌혈관질환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충분한 혈액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등이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미만 131명(5.4%), 5~7시간은 1093명(44.4%), 7~9시간 1146명(46.5%), 9시간 이상은 90명(3.7%)였다.

또, 심혈관질환은 수면시간이 5∼7시간보다 길어질 수록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했다.

다른 변수를 통제했을 때 수면시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수면시간이 5∼7시간인 경우와 비교해 7∼9시간 잤을 때 1.86배, 9시간 넘게 잤을 때에는 2.79배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뇌혈관질환도 같은 조건에서 9시간을 자는 경우의 발생 위험이 5∼7시간 자는 경우보다 3.0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에도 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2배 가량 높아졌다.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중심혈관질환’으로 묶어 분석했을 때도 수면시간이 7시간∼9시간, 9시간 이상일 때 5시간∼7시간보다 질병 발생 위험이 각각 1.59배, 2.51배 높았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한 수면습관도 뇌혈관질환에 국한해 발병 위험을 2배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수면시간의 증가와 질병 발생의 역학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한 상태지만, 과도한 수면도 수면 부족과 마찬가지로 체내 염증성 표지자들을 증가시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림으로써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고 추정했다.

김병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10년이라는 긴 추적 기간을 통해 수면 시간을 비롯해 수면의 규칙성과 혈관질환과의 관련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년 이후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40대 이상이라면 하루 7시간 정도를 자고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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