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경기에 물가까지 춤을 추고 있어서 서민들에게 어느 해 보다 추운 겨울이 닥치고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교통비와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연말, 담합이나 한 듯이 한꺼번에 치솟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에 물가상승이 겹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도 정부와 지자체가 손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시중에 돈줄이 죄어져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큰 고통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초 밝힌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상승했다. 물가상승률 2%는 한국은행 관리 목표치다. 올해 초만 해도 1%대 초반에 머물던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할 만큼 상승한 것이다.

국가 통계를 반영하듯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폭등 수준이어서 서민들의 고통이 크다. 택시비와 대리운전요금 등 교통요금의 인상, 치킨 가격과 김장 재료 등 먹거리 가격의 인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지역 택시요금이 곧 인상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도내 개인·법인택시 운송사업 조합은 기본요금(2㎞ 기준) 2800원을 3300원으로 인상하고, 주행요금은 139m에서 100m당 100원, 시간 요금은 33초에서 25초당 100원으로 조정해달라고 건의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 요금인상이 확정될 것이다. 대구시가 이미 이달 1일부터 택시 기본요금 2800원을 3300원으로 인상했기 때문에 경북지역도 인상이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지역 대리운전업계도 19일 일제히 요금 2000원 일괄 인상을 고객에게 문자 통지했다. 대리 업체마다 다소 간 차이가 있지만 포항지역 시내 구간 기준 1만 원 내외인 기본 요금을 감안, 최대 20%에 이르는 인상 폭으로 연말연시 회식과 송년회를 앞둔 서민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치킨·커피·라면·과자 등 ‘먹거리 물가’도 줄줄이 오른다. ‘치킨 빅3’로 불리는 BBQ는 지난 19일부터 프라이드 메뉴 ‘황금올리브’를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부터 인상 통보했다. ‘써프라이드’가 1만99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1만9500원으로 각각 1000·2000원씩 올랐다.

전국 가맹점 수 기준 업계 1위 이디야커피는 다음 달부터 총 70종 음료 메뉴 가운데 아메리카노·카페라떼 등 14종 가격을 평균 10% 가량 인상한다. 이외에도 농심이 새우깡 등 스낵 제품 출고가격을 인상하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팔도가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등 인상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다 자영업자 등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도 전년도 소득과 재산변동 사항을 반영해 이달부터 7626원 오른다. 정부와 지자체 물가 당국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 앙등에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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