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 SK텔레콤 프리미엄SHOP…고객 만족도 최대 20% 상향

SK텔레콤 프리미엄SHOP 직원이 고객의 동의를 얻어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딱 맞는 ‘T요금추천’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최초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딱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T요금추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SK텔레콤 프리미엄SHOP.

매장 직원이 상담 받으러 온 고객의 동의를 받아 휴대전화 번호를 태블릿 PC에 입력하자 월별 데이터 사용량과 소진율이 나타났다. 현재 6.5GB가 제공 되는 5만6000원짜리 ‘Band 데이터 6.5G’요금제를 사용 중인 고객의 최근 3개월 간 데이터 이용량은 매월 4GB에 못 미쳤다. 직원이 ‘추천요금 조회’버튼을 누르자 4GB가 제공되는 5만 원짜리 ‘T플랜 미디엄’ 요금제를 추천해줬다. 고객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적합한 요금제가 추천된 것이다.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지난 2월부터 고객 맞춤형 요금제를 추천하는 ‘T요금추천’을 운영 중이다. ‘T요금추천’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접목하고 일부 통신업계의 관행이었던 고가 요금제 유도와 부가서비스 강매를 자발적으로 없애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T요금추천은 태블릿 PC를 통해 고객의 이용 패턴을 보며 상담을 진행 한다. 고객의 연령, 구매 단말, 과거 데이터 실사용량(기변고객), App 사용 패턴 퀵서베이(신규고객)를 통해 고객이 향후 실제로 사용할 데이터 사용량을 예측하고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한다. 특히 가족이 SK텔레콤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 가족의 사용량까지 고려한 요금제를 추천해 가계통신비 절감도 촉진하고 있다.

직원의 판단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요금제에 대한 고객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요금추천 도입 전인 지난해 12월과 도입 후인 지난 10월 누적 고객 약 2만 명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담 전문성, 신뢰성, 요금 적합성 등 조사 항목의 만족도가 최대 20%p까지 높아졌다.

상담에서 개통으로 이어지는 고객수도 과거 10명 당 2~3명에 불과 했지만 T요금추천 도입 이후 두배 이상 늘었다. SK텔레콤은 80%의 고객이 T요금추천을 통해 요금제를 선택해, 지난 9개월 간 이 제도를 경험한 고객은 약 200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SK텔레콤 상상대리점 범어센터 프리미엄SHOP 유도준 점장(36)은 “고객 스스로 이용 패턴을 직접 확인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요금제를 추천 받으니 신뢰도가 높다. 고객 한 명 당 30분 정도 걸리던 상담 시간도 20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본사 차원에서 T요금추천을 활용한 요금제 상담을 적극 독려 하고 있다. SK텔레콤 공식 인증 대리점의 상담 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T요금추천 이용률과 요금제 추천 성공률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우수 직원도 선정하고 있다. 그 결과 상담직원의 개인 역량에 의존했던 고객 서비스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 되었으며, 고객 해지율도 1.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의 T요금추천은 오랜 이동통신사의 관행이었던 고가 요금제 유도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눈길을 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용자가 요금제를 낮추는 만큼 이통사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도, 단기적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하게 정책을 추진했다.

박 사장은 이 같은 소비자 친화적 경영이 불투명한 이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이통업계 뿐 아니라 ICT업계 전반에 만연한 ‘사업자 불신’이 장기적으로 ICT산업의 성장동력을 갉아 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실적경쟁에 매몰돼 소비자의 불편·불만을 외면해왔다는 솔직한 고백이며, 이는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회사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것이란 현실적 판단이다.

SK텔레콤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매출증대도 고객의 신뢰회복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뢰 기반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중장기적 수익 개선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이런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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