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206일, 4억8000만㎞의 긴 여정 끝에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했다. 미국은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낸 이후 태양계는 물론 태양계 너머의 세계 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나사가 1977년 쏘아 올린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는 초속 17㎞의 속도로 날아가 온갖 기록을 세웠다. 보이저 1호는 발사 이후 목성과 토성 등 태양계 행성들에 대한 여러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왔다. 1990년 2월에 보내 온 지구 사진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보이저 1호가 우주의 64억㎞ 지점에서 찍은 지구는 아주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은 이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부르면서 같은 이름의 책을 펴냈다. 아옹다옹 지구인들이 살고 있는 지구가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아주 보잘것 없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세이건은 알리고 싶다고 했다.

나사가 또 한 번 태양계의 신세계에 우주선을 안착시켰다. 나사는 26일 오후 2시 54분(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54분) 화성에 무결점 착륙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큐리오시티 이후 6년 만의 화성 터치다운이었다. 화성에 착륙한 인사이트호는 이름이 의미하듯 지질 탐사선으로 2년간 화성의 속살을 탐사한다고 한다. 인사이트호는 1.8m의 로봇팔을 이용해 화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 들어가 열감지기도 설치한다. 인사이트호는 화성에서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진동이 자주 일어나는지,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핵은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는지 등을 밝힌다고 한다.

지구에 가까이 있고, 생명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돼 신비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가져다준 행성이 바로 화성이다. 인사이트호는 1976년 7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 바이킹 1호 이후 나사의 아홉 번째 화성 착륙선이다. 나사는 단 한 번의 실패를 제외하고는 모두 성공했다. 인사이트호의 성공적 안착으로 화성의 속살이 하나하나 드러나 우주탐사의 새역사를 쓰게 됐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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