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옥류 연구에 획기적인 성과"

위덕대 박물관장 박홍국 교수가 29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8개 산지에서 채집한 옥류를 설명하고 있다.
고대 최상위 계층의 전유물인 옥 장신구를 만들었던 옥류(玉類)의 국내 원석 산지 8개소가 밝혀졌다.

박홍국 위덕대학교 박물관장은 29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의 선사~고대에 대롱옥·곡옥 등을 만들었던 옥류의 원석 산지 8개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 2년여 동안 답사를 벌여 충남 서산 등 원석 산지에서 천하석, 연옥류 2종, 수정, 칼세도니, 마노, 벽옥 외에 불명 원석 2종류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서산에서 채집한 천하석은 연한 청색으로 다량채집이 가능했으며, 울진 불영계곡에서는 백색 및 회청색의 연옥류와 연홍색의 마노를 채집했다.

또한 봉화에서는 연옥류를, 울주 언양에서는 보라색의 수정과 투명도가 낮은 불명의 옥류를 발견했으며, 산청과 원주에서는 각각 불명과 칼세도니를 채집했다.

인근 포항 구평리 해안에서는 회백색의 마노와 청록색의 벽옥을 다량 채집할 수 있었다.

특히 박 교수는 이 가운데 천하석·칼세도니·벽옥산지는 모두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천하석과 청록색 벽옥은 주로 청동기시대에 곡옥과 대롱옥으로 각각 제작됐던 것으로, 특히 천하석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옥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선사~삼국시대의 옥 유물 중에서 일본산 비취 외에는 성분분석까지 거쳐 ‘이 유물은 어느 지역에서 나는 원석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명확하게 동정된 국내산 원석은 단 1점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다만 수정 유물의 경우는 예로부터 수정이 산출된 울산 언양읍이나 경주 남산의 것을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천하석은 산지의 위치로 보아 충청·전라도 지역에서 출토되는 청동기시대 곡옥의 원석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현장의 바위에 남아 있는 쇄기자국을 보면 삼국시대까지 채석·가공된 뒤에 잊혀진 것으로 짐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포항의 벽옥은 청동기시대의 대롱옥으로, 삼국시대에도 일부는 곡옥으로 제작됐다”면서 “이번에 소개하는 원석 중에서 천하석·벽옥·칼세도니 등은 모두 고고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선사~고대에 최상위계층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옥 유물의 원석산지를 밝히는 작업은 옥 원석의 수급·교역관계를 실증적으로 증명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면서“그러므로 옥류 원석 산지를 확인하는 것은 분명히 해당 시대의 문화양상 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방룡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은 “박홍국 교수의 이번 연구는 이제까지 유물에만 국한됐던 연구 범위를 원석의 조달까지 넓힘으로써, 우리나라 옥류(玉類) 연구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의 이번 답사결과는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가 발간하는 등재학술지 ‘야외고고학’ 제33호(2018.11.30.간행)에 소개됐다.
위덕대 박홍국 교수가 포항 블루벨리 국가산업단지 현장에서 채집한 벽옥 원석과 가공한 곡옥.
위덕대 박홍국 교수가 원주에서 채집한 칼세도니 원석으로 가공한 곡옥.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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