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문의장 "본회의 무산 강한 유감, 국민에 송구"
홍영표 "법 지켜야", 김성태 "與, 정부안만 강요", 김관영 "밀실심사 막아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30일 문희상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간 연장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함께 회동했으나 예산안 처리 일정 등에 대한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현행 국회법상 예결위는 ‘11월 30일’, 즉 이날까지 예산안 심사를 모두 마쳐야 한다.

하지만 예산안 증액·감액을 심사하는 예결위 예산소위가 지각 가동된 데다, 4조원 세수 결손 논란과 쟁점 사업에 대한 여야의 대치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예산안 심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까지 여야 3당이 예산심사 기간 연장 등에 합의하지 못한 만큼 예결위 예산소위는 470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지 못한 채 이날 자정으로 활동을 끝낼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예결소위 활동 기간을 이틀 늘려달라고 하는데 헌법에 정해진 기한을 지키지 못한 문제가 있어 여당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며 “원내대표 합의가 헌법보다 우선될 수 없다. (야당이) 아주 의도적으로 (시한을) 어기는 것을 정당화시켜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부 원안 고수를 위한 의도적이고 기획적인 국회 패싱 전략으로 사실상 제대로 된 예산 심의 없이 정부안만 강요하는 입장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야당이 밀실·졸속심사를 막기 위해 예산안 자동 부의를 미뤄 예산소위 기능을 좀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는데 여당에서는 오늘 자정부로 예산소위 기능을 정지시키자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지금 제대로 된 협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은 85조 3항에서 예결위가 예산안 심사를 11월 30일 내 마치지 못하면 다음 날 본회의에 정부의 예산안이 원안 그대로 자동 부의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법상 의장이 원내교섭단체들과 합의하면 자동부의를 막고 유예를 할 수 있다”며 “문 의장은 3당 원내대표들이 더 논의하라고 했는데, 지금 상황만 보면 자동부의 수순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오전에 회동하고 추후 본회의 일정을 논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다음 달 7일에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했다.

여야는 애초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이 일요일인 점을 고려해 이날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예산소위의 심사가 끝나지 못해 본회의 개의가 무산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 무산에 입장 자료를 내고 “매우 유감스럽고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국회가 12월 2일 법정시한 준수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오늘 본회의가 무산됐기 때문에 본회의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의장한테 있다”며 “12월 2일이 일요일이라 다음날인 3일 본회의를 소집하고 자동부의된 예산안이 계류된 상태에서 여야 간 예산안이 최종 합의될 시점까지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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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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