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에 수익금 기부 예정…"위안부 할머니들,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기를"

▲ 포항 세명고 빛길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위안부 할머니 돕기 에코백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의 한 고교 동아리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를 돕기 위해 ‘에코백’을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 수익금을 기부키로 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포항세명고등학교 창업 동아리 ‘빛길’ 박종식 3기 기장(2년)과 동아리 부원 15명이다.

‘빛길’은 지난 2015년에 창설돼 ‘세상을 밝히는 길을 걷자’라는 모토로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율 창업 동아리다.

3년 동안 청소년수련관·어울림콘서트 부스 등에서 식품·음료를 판매해 보는 경험을 주로 하며 창업 기본지식을 쌓고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에코백 판매를 통한 위안부 할머니 기부 활동’은 동아리 창설 후 활동 방향을 전환해 처음 도전해보는 공익사업이다.

빛길 동아리 학생들은 올해 청소년수련관 동아리 지원활동 사업 공모를 통해 사업비를 받은 후 어떤 창업 아이템에 도전해 볼까 고민을 함께했다.

뷰티·의류 제작 판매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나왔지만 박종식 기장의 주도와 부원들의 동의로 튼튼한 천으로 학용품 등 물건을 담을 수 있고, 생활에 많이 사용하는 친환경 장바구니 에코백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를 돕자’라는 의미도 담기로 했다.

에코백 디자인은 소녀상 실루엣에 치유와 자유를 뜻하는 나비를 그림으로 그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이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한다’는 뜻을 담아 빛길 부기장 김보미 양이 직접 했다.

에코백 가격은 6500원이며, 아이보리와 검정 2가지 색상으로 만들었다.

빛길에 따르면 다른 학교나 세명고 타 동아리에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디자인을 통해 배지·스티커 등을 제작·판매하는 경우는 있지만 빛길 동아리 처럼 직접 디자인을 한 경우는 드물다는 것.

특히 학생들의 좋은 취지에 공감해 포항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가방·파우치·의류 등 판촉물 전문 제작업체인 ‘디자인 현’에서는 제작 후원을 해주며 활동에 큰 도움이 줬다.

지난달 초부터 오프라인 판매에 이어 최근에는 SNS를 통한 홍보와 온라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좋은 취지에 공감해 서울·부산·수원 등 타지역에서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고, ‘대견하다’며 사과즙을 전달하는 주부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말에 열린 교내 동아리 발표대회에도 의미 있는 활동상을 인정받아 은상을 수상했다.

3일 현재까지 100여 개의 에코백이 팔렸으며, 조만간 제작된 총 200여 개를 모두 판매해 나온 수익금 대부분은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 집’에 기부할 계획이다.

이어 향후 다른 사업 아이템 개발을 통해 독거 노인·장애인·국경없는 의사회·아프리카 아이들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길을 주고 싶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박종식 빛길 기장은 “처음 시작한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큰 보람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바른 창업’을 하는 동아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또렷하게 말했다.

부원 박나희 양도 “작은 힘이지만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던 위안부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게 돼 기쁘다”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나 더 많은 도움을 주고 또 사람이 모여야 사회가 변한다는 생각을 실천함은 물론 외국계 회사 마케팅 일을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환히 웃었다.


포항 세명고 창업동아리 ‘빛길’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 디자인은 소녀상 실루엣에 치유와 자유를 뜻하는 나비를 그렸다. 아이보리색과 검정색 2가지 종류다.
포항 세명고 창업동아리 ‘빛길’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 디자인은 소녀상 실루엣에 치유와 자유를 뜻하는 나비를 그렸다. 아이보리색과 검정색 2가지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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