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경산 2위 등 22곳 전국 평균 웃돌아
영주, 경북에서 가장 낮은 점수…청도·문경·영천 하위권

국민의 건강 수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국민건강지수’ 평가에서 경북·대구지역 5곳이 상위 10위권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반적인 우리나라 국민건강지수는 50점으로 낙제점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연구팀(홍석철, 윤양근, 유지수)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지수 분석 보고서’를 최근 한국건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3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건강지수(1점 만점)는 2009년 0.57점에서 2016년에는 0.54점으로 7년 사이 5.8%가 떨어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 건강 수준이 나빠지는 추세를 보였다.

전국을 229개 시·군·구로 나눴을 때 0.615점을 받은 경산이 전국에서 2번째로 높은 건강지수를 기록했다.

이어 군위(0.606), 김천(0.599), 대구 남구(0.594), 성주(0.593) 등 경북·대구 내 5곳이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이 외에도 상주(0.589), 영덕(0.58)을 비롯해 칠곡(0.576)과 영양(0.572) 등 총 22개 시군구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192위를 기록한 영주는 0.508점으로 경북에서 가장 점수가 낮았고 청도(0.511), 문경(0.519), 영천(0.525) 등 9곳이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팀이 전국에서 건강지수가 가장 높은 광역지자체였던 울산과 가장 낮은 강원도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영역에서 울산이 강원보다 높은 가운데 질병이환, 의료이용, 식생활 및 비만 영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율 등 만성질환 관련 유병률이 높았다.

또 지자체 간 국민건강지수의 편차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것에 미뤄봤을 때 국민건강지수가 낮은 지역은 대체로 의료기관 접근성과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점이 전체 지수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최근 들어 의료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의료보장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건강지표가 하락하고 지역별로 큰 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번 국민건강지수 분석으로 확인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홍 교수는 “이번 결과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부문의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국민건강지수와 정부·지자체의 보건의료 지출 및 보건의료 요인 변수를 결합해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핵심 요인을 파악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건강지수는 연구팀이 건강보험공단, 통계청, 질병관리본부, 삶의 질 학회 등에서 각기 집계하고 있는 국민건강 지표들을 통합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개념이다. 기존 지표들이 국민건강의 단면만을 측정한 것에 비해 이번 국민건강지수는 이 분야 전문가 15명과 함께 지수 산정을 위한 가중치를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10개 영역, 29개 지표를 종합적인 요소들을 분석해 시군구 수준의 지자체 단위의 정책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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