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jpeg
▲ 한정규 문학평론가
굿패가 아닌 사회지도자가, 정치인이, 때와 장소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국민 앞에서 꽹과리치고 상모 돌리며 웃기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사회지도자란 사람이 꽹과리치고 상모 돌린 짓 하면 서투른 5류 희곡배우들이나 코미디언들이 관객을 웃기는 것 같아 보기 흉측하다. 소름이 끼친다.

정치인이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외침으로부터 보호하며 모든 사람이 보다 행복을 추구케 하는 데 머리 맞대 일하는 사람들이다. 국민은 그런 정치지도자를 바란다.

그런데 요즘 몇몇 정치지도자들이 안방에 놓인 새까만 박스에 등장 걸핏하면 불특정 다수 국민을 상대 세비를, 특권을 어쩌고 등 아니면 말고 그런 식 말을 늘어놓는다. 그들은 자존심 같은 것도 없다.

신성일씨는“ 자존심 하나로 평생을 살아왔다”며 “돈 없어도 폼나게 살아라. 자존심 없는 사람은 영화할 자격이 없다” “정치인은 큰 꿈을 꾸는 장부로 보였기 때문에” “누구 편에 줄서기 해야 공천받고 간까지 다 빼줘야 하니 정말 하기 싫었다. 삼류 짓이었다” 자서전 청춘의 맨발에서 그렇게 고백했다. 그가 대구에서 홀어머니와 살던 고등학교 2학년 때 빚쟁이들이 몰려와 어머니를 찾아내라며 집단폭행을 하여 매를 맞으며 그때 깨우쳤다는 말 “세상에는 아무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오직 나 홀로다. 그것만 생각하고 살았다”고 했다.

그가 했던 말 중 정치지도자들이 새겨둬야 할 말이 ‘정치 정말 하기 싫었다. 삼류 짓이었다’정치인들은 그가 그 말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크게 반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존심 없는 사람은 영화할 자격이 없다는 말처럼 정치인도 자존심 없는 사람은 정치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자존심 없는 그들 때문에 모든 정치인이 욕먹는다. 걸핏하면 말은 까치뱃바닥같이 하고 행동은 까마귀 뱃속처럼, 그렇게 말 다르고 행동 다른 그게 일상화돼서는 안 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코미디는 별의별 언행으로 관객을 웃겨도 그래 그들은 그게 직업이니까 설마 표현에 문제가 있어도 웃고 넘겨도 그만이지만 정치인의 언행은 그와는 다르다.

정치인이 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 국민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 점 생각하면 삼류 코미디 그래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라면 중앙·지방정치를 막론하고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내로남불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 공인의 말에는 어떤 경우도 한결같아야 하고 한 말에 대해선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 내로남불 그런 말 그런 사고는 소꿉장난을 즐기는 아이들이나 할 만한 말이다.

그런 말 어른들이 그것도 정치지도자들이 한다면 어른으로서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존심 문제다. 자존심과 관련 정치인이 어른들이 지켜야 할 것은 말의 품행이다.

말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말의 품격은 재물이 많고 적고 또 권력이 높고 낮고 와는 별개다. 높은 권력 많은 재물을 가진 자만이 쓰는 말이 따로 없이 누구라도 쓸 수 있는 것이 말이다. 만민이 평등한 것이 말이다. 그런 말을 품위 있게 하고 하지 않고는 오직 말하는 사람 몫이다.

지성인이라는 사람이 그것도 정치지도자라는 사람이 시정잡배들이나 철부지 아이들이나 길거리 불량배들이나 씀직한 말을 함부로 해 놓고 뒷짐 끼고 눈 지그시 감고 이빨을 보이며 웃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코미디 같은 그런 언행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어른은 어른답게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관객을 웃기는 게 직업인 굿패들과는 달라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