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기관이나 연구소들이 머지않아 지구에 사는 상당수 인구가 물이 부족해 고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2025년이면 34억 명 정도가 물 압박 또는 물 부족국가에 살 것이라 했다.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는 ‘수자원 부도(water bankruptcy)’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보고서에는 1970년대 석유파동처럼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물파동(water shock)’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구의 물 부존량은 13억8600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닷물이 97.5% 정도 된다. 나머지 2.5%, 3500만㎦ 정도가 민물이다. 이 민물 담수 가운데 70% 가까운 2400만㎦는 빙산이나 빙하형태다. 나머지 30% 정도인 1100만㎦가 지하수, 나머지 1% 미만인 100만㎦가 민물호수나 강, 하천, 늪 등에 있는 지표수와 대기층에 수증기 형태로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90억 명의 인구가 먹을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적인 것이다. 오는 2050년에는 지구인구의 11억 명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시와 구미시의 취수원 관련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대구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 쪽으로 옮기자는 것인데 구미 쪽에서 유량 감소와 수질악화, 상수원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개발제한 등 주민의 피해가 우려돼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도 물 부족 현상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 20세기 산업화시대에 석유를 ‘검은 황금(black gold)’으로 불렀듯이 21세기에는 물을 ‘블루 골드(blue gold)’라 부른다. 우리는 이미 마시는 물값이 휘발유 값과 별 차이가 없는 ‘블루 골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물산업클러스터 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 미래 핵심 산업과 직결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8억 5000만 원이던 대구시 물산업 관련 국가 지원 예산이 내년에는 15억 원으로 증액됐다. 물 산업 관련 연구와 산업화를 하고 있는 대구테크노파크, 다이텍연구원, 대구환경공단이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니 다행한 일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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