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농사 부농꿈 자란다-영천 '블루썸 와이너리'
경북 영천시 대창면 블루썸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는 30대 젊은 농부 변수환씨(38)·심정미씨(39) 의 말이다.
한 번쯤 들어가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만큼 독특한 외관의 건물과 주위 포도밭이 변수환·심정미 부부의 블루썸 와이너리 이다.
이곳 와이너리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전원생활이 저절로 떠오르는 외부 모습과는 달리 와인교육, 연구, 체험 등 매일매일 처리해야 할 일 들로 가득하다. 또 여기에는 변씨 부부를 비롯해 5명의 농장 운영자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다름 아닌 심씨의 친정 부모와 남동생이 6년 전 대도시 대구 생활을 모두 청산하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철저하게 업무분담을 하며 와인의 원료가 되는 7품종의 포도를 재배하는 포도밭 2만㎡는 남동생 심동석씨가, 건물 관리는 부모님이, 와인 양조는 남편 변수환씨, 케잌·쿠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은 아내 심정미씨가 각각 전담하고 있다.
1차 산업(재배)에 투입될 인력도 부족한 농업 현실에 2차 산업(가공), 3차 산업(서비스)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 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기는 일반 농업인에게 무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썸 와이너리는 가족농장으로 포도재배, 와인가공, 체험 프로그램 등을 나눠 운영하는 실질적인 농업의 6차 산업 현장과도 같다.
이외에도 부인 심씨는 관심 분야인 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치유·힐링농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와인을 생산하는 가공 공장을 꿈꾸며 2012년 영천에 정착했다. 하지만 첫해 와인을 담기 위한 적합한 포도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양조용 포도 품종 10가지를 6600㎡(2000평) 밭에 재배하기 시작했다.
또 현재 우리나라 양조용 포도 품종에 관한 연구와 개발은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어 품종을 심는 것부터 토양, 배수 연구까지 모두 경험부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때마침 이 시기에 영천시에서 매년 엄청나게 생산되는 포도 물량을 가공하기 위한 와인산업을 추진해 이들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부부와 남동생, 3명의 젊은이들은 와이너리 오픈 훨씬 전부터 서울과 지방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와인양조, 소믈리에 수업을 듣는 한편 영천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는 포도재배와 와인양조에 대한 실습과 복습을 반복해 교육을 받았다.
비록 이들은 다른 와이너리에 비해 3년 정도 늦게 출발했지만 와인에 대한 열정과 사전 공부를 통해 와인의 품질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 와인을 만들어 왔다.
진취적인 젊은이들답게 힘들긴 하지만 양조용 품종을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면서 그동안 쌓인 경험과 노하우로 2017한국 와인대상에서 ‘레드 와인 아젤리아’가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레드 와인 아젤리아는 영천의 MBA품종을 베이스로 까베르네소비뇽, 메를로 등 양조용 품종을 블랜딩해 제조한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다.
이 와인은 베리향, 삼나무향 머스켓향이 나며 오크 숙성으로 바닐라향 같은 달콤한 향도 함께 느낄 수 있어 해외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전문 소믈리에의 평가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교육농장·체험농장 운영, 전문분야 강사 활동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년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변수환 대표는 “최근 들어 젊은층부터 와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다”하지만 “와인은 술이라는 특수한 가공품으로 판로와 홍보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아 온라인, 농산물 프리마켓, 박람회, 광명동굴 와인터널 등 다양한 판로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9년 새로운 와인 출시를 목표로 주정강화 와인을 연구 개발 중에 있다”며 “와인 문화, 농업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하는 교육과 도시민에게 농촌에서 힐링할 수 있는 치유 농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